프록터-나지완-김현수 사건의 진상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7.04 18: 25

벤치 클리어링 후유증은 컸다.
지난 3일 광주구장에서 KIA와 두산은 9회말 벤치클리어링 사태를 연출했다. 두산 소방수 프록터가 나지완을 상대로 초구에 빈볼성 투구를 하자 양팀의 선수들이 크게 흥분해 몰려나와 대치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신일고 선후배인 나지완과 김현수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프록터의 빈볼의혹과 인종차별적 발언 의혹까지 일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4일 광주경기 전 당사자들에게서 진상을 들었다.
▲김현수와 나지완의 충돌

먼저 나지완과 김현수의 문제이다. 두 선수는 신일고 동문으로 나지완이 2년 선배이다. 나지완과 김현수 측(두산 직원이 대신 전한 내용)이 밝힌 내용은 이렇다. 벤치클리어링 상황에서 서로 대치했다. 선수들이 뒤엉켜 대치하는 상황에서 나지완의 눈에는 자신을 노려보던 후배 김현수가 보였고 흥분했다. 김현수가 외야로 돌아가면서도 뒤를 돌아보며 나지완을 노려보는 장면은 반복됐다.
문제는 나지완이 2루에 진출한 뒤 벌어졌다. 나지완이 "왜 선배를 노려보느냐"고 따졌고 이 상황에서 김현수가 나지완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경기가 워낙 과열된 탓에 김현수 자신도 모르게 흥분한 모양이었다. 경기 후 김현수는 나지완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으나 나지완이 "앞으로 인사 받지 않겠다"면서 사과를 거절했다. 4일 경기장에서 두산 측은 "어제 일로 인해 김현수가 사과하고 싶어한다. 따로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고 김현수가 배팅훈련을 마친 나지완에게 다가가 다시 한 번 사과하는 모습(사진)을 보여주었다.
▲프록터 빈볼의혹과 'Yellow Pig!'
경기 전 훈련시간에 나온 KIA 선수들은 대단히 격앙되어 있었다. 전날 프록터가 9회말 2사 후 나지완의 머리쪽으로 볼을 던진 것이 빈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잠실 두산경기에서 1-4로 뒤진 9회초 나지완이 홈런성 타구를 치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는 행동, 즉 과도한 세리머니에 대한 보복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나지완과 KIA 선수들이 더욱 흥분한 것은 프록터가 마운드에서 나지완에게 'Yellow Pig!'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백인이 황인종을 조롱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그런데 TV 중계 화면을 보니 프록터의 입모양이 비슷했다는 것이다. 나지완은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스트레칭을 하자 직접 프록터에 다가갔다. 그리고 "과한 액션을 취해 빈볼을 던진 것은 이해한다. 그런데 왜 Yellow Pig라고 말했느냐"고 직접 따져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졌다.
프록터는 통역을 통해 소상히 설명했다. 마운드에 오르기전 불펜에서 통역, 니퍼트와 함께 최근 투아웃 이후 많은 안타를 맞기 때문에 투아웃이 되면 소리쳐 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투아웃을 잡았는데 니퍼트는 박수만 치길래 두산 덕아웃을 향해 "Yell it me NIP!(니퍼트의 애칭)"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발음이 화면에는 헷갈려 보였다는 설명이었다. 
sunny@osen.co.kr
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