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노인네들 10분 뛰고 견뎌낼 수 있을지 고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7.04 17: 30

"노인네들이 10분 뛰고 난 다음에 견뎌낼 수 있을지 고민이고 비 오는 날 무릎이 시리다고 그라운드를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오는 5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가 열린다. 이번 올스타전은 2002 월드컵 멤버로 구성된 'TEAM 2002'와 2012 K리그 올스타로 꾸려진 'TEAM 2012'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TEAM 2012'의 감독으로 뽑힌 신태용 감독은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를 가졌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과 최선의 경기를 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말문을 연 신 감독은 "경기장을 찾아 오는 팬들을 위해 그리고 K리그의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다. 잘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재밌는 경기, 팬들이 신나는 경기를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팬들이 보기에 가장 좋은 모습이다"며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국 축구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드러냈다.
"아직까지는 'TEAM 2002' 쪽에서 부탁해 놓은 사항이 없지만 '조심해라 우리들도 뒤에서 백태클 할 준비가 돼있다'고 협박했다. 그런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 했지만 노인네들이 10분 뛰고 난 다음에 견뎌낼 수 있을지 고민이고 비 오는 날 무릎이 시리다고 그라운드를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재치있는 대답을 내놨다.
신 감독은 "감독이란 직책은 휘슬을 잡고 선수들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역 감독, 코치로 구성된) 2002 월드컵 멤버들이 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며 "아마 옆에 물통을 차고 뛰지 않을까 생각 된다. 다행히 내일 비가 오니깐 빗물을 받아 먹으면서 뛸 것 같다"라고 농을 던져 회견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번 올스타전은 체력과 경기 감각 면에서 핸디캡이 있는 'TEAM 2002'에 유리한 '전반전에 교체된 선수는 후반전에 뛸 수 있다'는 새로운 룰이 추가된다. 이는 체력이 약한 신태용 감독의 배려(?)를 프로축구연맹이 고심한 끝에 만들어 낸 결과다.
신 감독은 "축구 경기 룰은 한 번 교체되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없다. 하지만 'TEAM 2002' 선수들이 전반 도중 나가더라도 후반전에 다시 들어올 수 있다면 경기력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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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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