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와 기교, 8회 희비 엇갈린 투수전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7.04 21: 21

명화같은 투수전이었다.
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은 뜨거운 투수전이 백미였다. KIA 에이스 윤석민과 두산 김선우가 마운드에서 물러서지 않는 명품 대결을 펼쳐 많은 박수를 받았다. 경기전까지 전날 벤치클리어링 사태의 여파로 어수선했지만 막상 경기에 돌입하자 두 투수의 투구술에 빨려 들어갔다.
윤석민은 최고 150km짜리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를 뿌리며 두산타자들을 제압했다. 1회초 선두 이종욱을 내야안타로 출루시키고 희생번트로 득점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들을 솎아냈다. 이후 무안타 행진을 벌였고 5회 1사후 양의지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2사 2루에 몰렸지만 득점타를 맞지 않았다.

김선우는 기막힌 제구력이 뒷받침된 투심과 컷 패스트볼, 그러나 빠른 직구(146km)도 찔러넣으며 KIA 타자들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3회 1사후 차일목과 이준호에게 연속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막았다. 5회는 1사후 차일목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병살로 요리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스트라이크 공세로 KIA 타선의 예봉을 꺾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살얼음 투수전은 8회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윤석민이 양의지와 이원석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들을 범타와 병살로 엮어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김선우는 실책으로 맞이한 2사 3루에서 이용규를 막지 못하고 통한의 결승타를 내주었다. 제구가 낮게 잘 됐지만 이용규가 잘쳤다. 김선우는 아쉬움속에 비자책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김선우와 윤석민이 보여준 투수전은 대단했다. 경기는 2시간 18분 만에 끝났다. 볼넷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볼넷이 난무하고 장시간 걸리는 지저분한 경기가 아니었다. 승부를 가른 점수는 단 한 점. 모처럼 여름밤 명화같은 투수전이었다. 선동렬 KIA 감독도 "양팀 투수들이 너무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경기후 윤석민은 "초반 몸이 안풀려  힘들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했다. 위기를 벗어나면서 조금씩 몸이 풀렸다. 초반 슬라이더가 커터가 되면서 고전했다. 8회 위기상황에서 한 점 정도 주고 내려오려고 했는데 고영민 타자가 높은 볼에 스윙하면서 쉽게 원아웃을 잡았다. (김재호와의 대결에서는)볼카운트가 유리해서 자신있게 승부했다. 복귀후 투구 밸런스도 잡히면서 자신감도 많이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는 실점한 이후 덕아웃에서 상당히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경기후 "이전 경기부터 밸런스를 찾아 제구가 잘 됐다. 8회가 너무 아쉬워 머리속에 많이 남는다. 팀이 연승중이었는데 내가 승리를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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