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8연패' 한화, '5할 -20패' 끝없는 추락의 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04 21: 30

한화가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한화는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 경기에서 2-5 완패를 당했다. 지난달 24일 대전 두산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8'까지 늘어났다. 시즌 성적은 25승45패1무 승률 3할5푼7리. 5할에서 -20패까지 떨어지며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 시작부터 불안

이날 경기도 시작부터 안 좋았다. 넥센 선발로 나온 좌완 앤디 밴헤켄에 맞춰 고동진을 제외한 선발 타자 8명을 모두 우타자로 배치했다. 그러나 1회 시작부터 1~2번 오선진과 백승룡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뒤 3번 이양기가 초구에 유격수 땅볼 아웃. 공 8개로 1회초 공격이 끝났다. 4번타자 김태균은 2회 선두타자로 밀려났다. 
1회말 수비는 더 곤욕스러웠다. 양훈이 1번 서건창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장기영에게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너무 쉽게 내줬다. 이택근의 우전 안타로 계속된 1·3루에서는 박병호를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타구가 조금 느렸다는 것을 감안해도 플레이가 빠르지 못했고 결국 병살이 되지 못했다. 2사 주자없는 상황이 1사 1루가 되고 말았다. 
결국 강정호에게 좌전 안타, 오윤에게 볼넷을 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양훈은 김민성에게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수을 내줬다. 1회에만 30개 공을 던지며 3실점. 2회말부터는 양훈을 대신해 션 헨이 마운드에 올랐다. 양훈이 선발 1이닝만 던지고 교체된건 신인 시절 이후 7년 만이었고, 올 시즌 한화가 치른 71경기 중 처음이었다. 
▲ 거듭된 실책
2회부터 등판한 션 헨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오히려 상황이 더 꼬였다. 첫-타자 유재신에게 좌측 2루타를 맞으며 이어진 1사 3루. 장기영이 기습적인 번트를 댔고, 투수 션 헨은 당황한 나머지 공을 제대로 잡지도 못한 채 홈으로 뿌렸다. 포수 정범모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공이 향했고, 그 사이 타자 장기영도 2루까지 진루했다. 야수 선택과 투수 실책으로 허무한 실점. 후속 이택근이 중전 적시타로 2루 주자 장기영을 홈으로 불러들여 허탈감이 더 커졌다. 
4회에도 흔치 않은 장면이 연출됐다. 2사 후 장기영이 좌중간 3루타를 치고 나가자 한화는 션 헨을 내리고 정민혁을 투입했다. 그때 정민혁의 초구에 이택근이 번트 자세를 취했다. 정민혁의 공이 몸쪽으로 높게 떠오르자 이택근이 몸을 뒤로 피했고, 이어 포수 정범모의 미트를 스친 뒤 주심 이영재 심판위원의 마스크를 차례로 맞혔다. 그 사이 3루 주자 장기영이 홈을 밟았다. 이택근의 배트가 공을 맞지 않으면서 번트 헛스윙이 되고, 정범모가 공을 놓쳐 포수 패스트볼이 됐다. 장기영의 득점도 당연히 인정됐다. 
이어 6회에도 선두타자 서건창이 투수 실책으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공을 잡고 송구한 1루수 김태균과 베이스 커버 들어간 투수 마일영의 호흡이 맞지 않아 빚어진 실책. 결국 무사 만루가 되어 박병호에게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내줬다. 박병호의 타구가 그리 깊지 않았지만 홈에서 제대로 된 승부도 하지 않았다. 수비에서 너무 쉽게 점수를 내주며 자멸했다. 
▲ 부상 악령까지
타자들도 무기력했다. 2회 김태균, 3회 정범모가 나란히 좌월 홈런을 터뜨렸지만, 모두 솔로 홈런이었다. 그들 앞에는 주자가 없었다. 넥센 선발 밴 헤켄은 이날 한국 데뷔 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11개)을 기록했다. 3구 삼진과 배트조차 휘두르지 못하고 물러난 루킹 삼진이 각각 3개씩이었다. 홈런이 아니면 점수를 내기도 쉽지 않았다. 그만큼 타선의 연결 흐름이 되지 않았다. 7회 이여상이 스리런 홈런을 날렸지만 이미 흐름이 넘어간 뒤였다. 
한창 한화가 밀리고 있을 무렵에는 부상 소식까지 날아들었다. 2회 이택근의 타구에 오른쪽 4번째 손가락을 맞은 내야수 백승룡이 골절상 판정을 받고 기브스를 한 것이다.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팀의 소금 같은 역할을 한 백승룡이지만 이날 불의의 부상으로 당분간 출장이 쉽지 않아졌다. 
경기는 결국 한화의 5-10 패배로 끝났다. 올 시즌 12번째 두 자릿수 대량 실점 패배. KIA(6경기)·LG(4경기)·두산(4경기)·삼성(3경기)·넥센(3경기)·SK(2경기)·롯데(2경기) 등 다른 팀들과 두 자릿수 실점을 비교해보면 확연하게 두드러진다. 8연패 수렁과 승패 -20. 여기에 부상 악령까지 겹친 한화에는 올 시즌 최악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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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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