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와 김병현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빅매치가 최종 확정됐다.
한화와 넥센은 4일 목동 경기를 마친 뒤 5일 선발투수로 각각 박찬호(39)와 김병현(33)을 예고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로 꿈의 무대를 호령한 박찬호와 김병현은 나란히 지난해 일본을 거쳐 올해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했다. 그리고 5일 드디어 목동구장에서 선발 빅매치를 벌인다.
박찬호는 올해 13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고 있다. 13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가 6경기 있다. 투구내용에 비해 승운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노련한 피칭으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한화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피로 누적으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른 것을 제외하면 빠지지 않았다.

5월부터 1군에 입성한 김병현도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 중이다. 선발 6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했다. 특히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선발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몸 상태를 회복하며 조금씩 제구가 안정돼 가는 모습. 이제 넥센 선발진의 없어서는 안 될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상대전적에서도 두 투수 모두 좋다. 박찬호는 넥센전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74로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29일 청주 경기에서 5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고, 지난달 10일 대전 경기에서도 5⅓이닝 4피안타 2볼넷 1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 김병현은 지난 5월25일 목동 경기에서 한화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3볼넷 2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승패없이 국내 무대 첫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한 바 있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전성기 시절이었던 2001년 선발과 구원으로 같은 경기에 뛴 적이 있다. 한국 시간으로 6월21일과 9월21일 모두 다저스타디움이었다. 첫 경기에서 선발 박찬호가 7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7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고, 김병현도 구원으로 나와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 번째 경기도 선발 박찬호가 7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김병현이 구원으로 2이닝 1피안타 2볼넷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두 선수가 기록한 승패 및 세이브는 없었다.
박찬호와 김병현 모두 첫 선발 맞대결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 박찬호는 "평소랑 똑같다. 똑같은 경기일 뿐이고, 평소처럼 준비하고 있다. 특별히 다를 건 없다"며 "병현이가 타석에 들어서는 게 아니지 않나. 병현이가 타석에만 안 들어서면 된다.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면 된다"는 특유의 농담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병현도 "찬호형과 맞붙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선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며 "예전과 느낌은 비슷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는 말로 팀 승리에 의미를 뒀다.
부담감은 아무래도 박찬호가 더 크다. 특히 팀이 시즌 최다 8연패 수렁에 빠져있다. 박찬호로서는 무너지고 있는 팀을 구해야 할 막중한 부담감이 있다. 반면 넥센은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계기를 마련한 만큼 김병현이 부담 없이 던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다만 아직 변수가 하나 남아있다. 전국적인 장맛비와 함께 이날 목동구장도 '비' 예보가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목동구장이 위치한 서울시 양천구 목1동에는 오전부터 하루종일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6시30분 전후로 강수확률이 90%이며 강수량도 25~49mm로 예상된다. 과연 하늘은 그들의 첫 선발 맞대결을 허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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