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강해지고 있다".
KIA 에이스 윤석민(25)이 오랜만에 웃었다. 지난 4일 광주 두산전에서 8회까지 단 4안타만 내주고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4승을 따냈다. 팀은 1-0으로 승리했다. 그런데 윤석민은 자신의 승리보다는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이 더욱 기쁜 말을 했다.
그는 "반드시 이겨야 하나는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말했다. 팀이 7연승을 달리다 3일 두산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패했다. 만일 연패로 몰릴 경우 뜨거웠던 상승세가 추락할 수도 있었다. 재반등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되는 경기였다.

더욱이 팀 분위기도 진지했다. 지난 3일 두산 소방수 프록터의 빈볼성 투구로 빚어진 벤치 클리어링은 팀의 결속력을 불러 일으켰다. 경기중 나온 돌발성 충돌이었는데 다음날 KIA 선수들은 필승 의지를 다지고 나섰다. 윤석민도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네 종류의 구종으로 상대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141km까지 찍혔다. 투구패턴도 처음에는 주무기인 슬라이더 위주였다. 그러나 두산 타자들이 노리고 들어오자 직구로 볼배합을 바꾸었다. 낮게 낮게 제구가 잘됐다. 특히 0-0이던 8회초 연속안타로 맞이한 무사 1, 3루 위기를 넘기는 강인한 모습도 보여주었다.
위기에서 팀을 구해준 호투를 통해 윤석민은 부동의 에이스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보름간의 재조정을 거쳐 복귀 2연승을 달렸다. 스스로 "복귀 이후 투구밸런스가 잡혀가고 있고 자신감도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동렬 감독도 "석민이가 정말 잘 던졌다"며 웃었다. 윤석민이 4강 필승카드로 활약할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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