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신스틸러의 막강 활약에 기대고 있는 영화계다. 특히 한국영화가 선전한 최근 극장가에서는 이런 모습이 더욱 눈에 띈다. 그 만큼 대체할 수 없는 매력과 능력을 지닌 배우들이란 소리겠지만, 이들의 뜻하지 않은 '겹치기 출연'이 관객들에게 식상함과 피로함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성동일은 6월 극장가에서 '아부의 왕'의 주연을 맡음과 동시에 '미쓰고'로도 관객들을 만났으며 8월에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등장한다. 세 영화 모두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불릴 만한 묵직한 역할이다. 지난 해에도 '수상한 고객들', '의뢰인', '특수본', '아이들' 등에 출연했다.
'애드리브의 제왕'으로 불리는 성동일은 서민형 코믹 캐릭터의 1인자라고도 할 수 있다. 맛깔나는 리액션과 화술이 일품이라 저절로 보는 이에게 그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래도 '미쓰고' 같은 영화에서는 이 같은 관객의 기대를 배신(?)하고 웃음끼 뺀 악역 형사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요즘 '대세'라고 불릴만한 윤제문은 그 만큼 활약도 크다. 드라마 '더킹투하츠'에서 섬뜩한 연기를 보여준 그는 오는 7월 12일 개봉하는 '나는 공무원이다'를 필두로 올해 '동창생', '전설의 주먹'에 출연할 예정이다. 선악을 오가는 이미지와 강렬한 카리스마가 특징인 그는 '나는 공무원이다'에서는 자신의 삶에 200% 안착해 살다 위기를 맞는 공무원으로 분하고 '동창생'에서 주인공을 쫓는 국정원 요원으로, 이종규 원작 웹툰 '전설의 주먹'을 원작으로 만든 '전설의 주먹'에서는 황정민, 유준상, 유해진, 강성진 등과 함께 '전설군단'으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줄 예정.
상반기 드라마 '한반도'에 출연하고 '화차'로 3월 비수기를 달궜던 조성하는 7월 19일 '5백만불의 사나이'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동창생'에 윤제문과 함께 출연하며 8월 개봉하는 'R2B : 리턴투베이스'에는 특별출연한다. '꽃중년'으로 불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남자다운 이미지와 듣기 좋은 목소리로 로맨스에서부터 코믹,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3월 '시체가 돌아왔다'로 관객들을 만난 고창석은 '미쓰고', '아부의 왕'에 이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까지 성동일과 함께 출연한다. '나는 공무원이다'에는 카메오 등장하기도. 지난 해에는 '퀵', '고지전', '미스터 아이돌' 등에 출연했다. 순박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으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춤과 동시에 개성 있는 모습으로 작품을 풍성하게 만드는 신스틸러 배우들의 소위 '겹치기' 출연에 보는 묘미가 있다는 반응도 많다. 이는 영화 뿐 아니라 국내 드라마, 미드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내 영화계에서 유독 몇몇 '신스틸러 군단'의 활약이 상당히 크다는 의견이다. 여러 영화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톱스타들보다도 더 바쁘고 스케줄 잡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 물론 여기에는 관객들이 선호하는 친숙하면서도 입증된 배우가 많지 않다는 제작진의 고충도 있다.
보는 이들에게는 "이 영화인지 저 영화이지 모르겠다"라는 반응이 실제로 나오기도 하지만, 배우의 입장에서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윤제문은 "겹치기 출연을 하는 이유와 혹시 캐릭터들이 헷갈리는 부분은 없나?"란 질문에 "전혀 안 헷갈리고 아무렇지도 않다"라며 "들어오는 작품 중 재미있고 좋은 작품, 욕심나는 작품을 골라서 하는데, 전부 다 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다"라며 배우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전했다. 단독 주연에 대한 욕심이 나지는 않나란 질문에는 "전혀 안 난다. 무슨 역할이든 주어지면 열심히 하는 거다. 조연, 주연 안 가린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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