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명품 브랜드 발리(Bally)가 4일 서울 남산 스테이트 타워에서 2012 A/W Collection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기존의 발리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우리가 그동안 느껴왔던 발리는 전반적으로 중후한 멋이 돋보여 타깃 연령층이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컬러부터 디자인까지 트렌디함과 영한 느낌이 더해져 한결 젊어진(?) 발리의 모습이었다.
이 컬렉션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발리 특유의 묵직한 고급스러움은 그대로 유지한 채 젊은 감각만이 더해져 가벼워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특징은 가죽소재의 활용. 옷부터 가방, 신발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형태로든 가죽은 반드시 활용되어 있었다. 이는 ‘발리=가죽’이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시키고 싶어 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 발리 MAN 2012 F/W Collection

발리의 2012 남성 컬렉션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이클 헤르츠와 그레이엄 피들러가 아주 신나는 여행과 영감으로 충전된 살아 숨 쉬는 아웃도어 정신으로 가득 채워 놓았다.
등산화를 연상시키는 워커, 탄탄한 러기지 백, 메신저 백 등 도시 탐험가로 일상과 극한의 상황을 넘나드는 삶을 위해 디자인된 제품들이었다. 더불어 그 어떤 브랜드 보다 겨울을 잘 이해하는 브랜드 발리라는 것을 보여줬다.
방수처리 된 스웨이드, 워터프루프 지퍼와 내용물이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반으로 접힌 모양의 자석으로 된 클로저, 슈즈와 백 안감에 사용된 양털 등이 그 증거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가죽. 슈즈와 가방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아우터의 대부분도 메인소재 가죽와 트리밍 퍼의 믹스로 디자인되어 있다. 특히 중간에 지퍼를 달아 롱코트와 쇼트재킷 두 가지로 연출할 수 있도록 한 투인원 룩은 젊은 타깃 층을 공략하기에 충분했다.
그 외 가죽 롱 코트의 어깨부분에만 직접 손으로 프린팅 한 제품, 가방에 섬세하게 새긴 발리의 로고 등은 발리만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컬렉션의 키워드는 테크니컬 디테일과 내구성이 강한 마무리, 그리고 아주 뛰어난 장인의 기술력으로 요약해 본다.
KEY COLOR
블랙, 초콜릿, 토피, 올드 실버, 올드 골드, 브론즈.
▲ 발리 WOMAN F/W Collection

발리가 첫 기성복을 선보이기 시작한 1970년대, 외교관인 아버지와 함께 발리 매장을 방문한 어린 숙녀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발리의 가을/겨울 여성 컬렉션이 생겼다.
이번 컬렉션은 그 때의 ‘그 발리 매장(The Bally Store)’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여정이다. 역시나 가죽소재 일색이었다. 특히 쇼룸에서 모델이 직접 입고 있었던 가죽소재로 된 레드컬러의 롱 코트는 가죽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날렵한 실루엣과 정교한 디테일들이 여자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가죽소재임에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플레어로 디자인된 스커트, 네크라인만 가죽 소재로 되어있는 저지 드레스, 마치 가벼운 면 소재를 다루듯이 가죽으로 퀼팅처리를 한 재킷. 이 모든 것들이 정교한 수공예 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듯 했다. 더불어 ‘발리하면 가죽’이라는 신념을 심어주려는 노력이 단 하나의 아이템도 놓치지 않고 표현됐다.
무릎 위로 올라오는 싸이하이부츠, 부티와 펌프스의 스택 힐(가죽을 한 장씩 겹쳐서 쌓아 올려서 만든 힐), 외교관 가방의 우아한 심플함을 담은 타조 가죽 트림이 가미된 매트 프렌치 송아지 가죽의 클래식 클러치는 이 아름답고 미묘한 컬렉션의 대표적인 아이템들이다.
KEY COLOR
블랙, 스톰 그레이(storm grey), 퓨터 그레이(pewter), 헤이즐넛, 초콜릿, 래피스 블루(lapis blue), 레드, 파인(pine), 캬라멜.
jiyoung@osen.co.kr
발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