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영광의 주역들, 후배들에게 세레모니 '한판승'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7.05 21: 07

2002년 한일 월드컵 영광의 주역들이 발로텔리 세레모니와 한국을 사상 첫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2002 포르투갈전 세레모니를 선보이며 후배들에게 '한판승'을 거뒀다.
5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가 후배 'TEAM 2012'의 6-3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시즌에 단 한 번뿐인 K리그의 화려한 축제는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들과 함께 즐거움과 웃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경기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후배들의 선축으로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 'TEAM 2002'의 사령탑을 맡은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이었던 폴란드-미국전과 같은 베스트 멤버를 그대로 선발 출격시키며 10년 전 영광의 순간을 재현했다.

월드컵 멤버들은 전반 10분까지 활발한 움직임으로 후배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내 체력이 방전된 노장들은 후배들에게 연이어 3골을 내주며 김영광과 이동국에게 앞구르기 세레모니와 낚시질 세레모니의 굴욕(?)을 당했다.
형님들도 곧바로 복수에 나섰다. 교체투입된 최용수는 전반 25분 설기현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멋지게 만회골을 터뜨린 뒤 상의를 탈의했다. 이를 본 최태욱 설기현 안정환 등은 급히 달려와 최용수의 입을 가로막았다. 최근 막을 내린 유로 2012서 이탈리아의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의 상의 탈의와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입막음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재치있는 세레모니였다.   
발로텔리 세레모니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형님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전반 31분 설기현의 크로스를 받아 추가골을 터뜨린 박지성은 질풍같이 달려가 히딩크 감독의 품에 안기며 포르투갈전 세레모니를 완벽하게 재현, 이날 나온 수많은 세레모니 중 단연 하이라이트의 장면을 만들어냈다. 한국을 사상 첫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영광의 골 세레모니를 10년 만에 다시 본 팬들은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히딩크 감독도 '애제자' 박지성을 힘껏 포옹한 뒤 특유의 어퍼컷 세레모니로 화답하며 고조된 분위기를 한층 더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이날 굵은 빗줄기가 떨어짐에도 불구, 경기장에는 37155명의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 90분 내내 열띤 함성과 박수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도 승패보다는 재미와 즐거움을 팬들에게 선사하며 한일월드컵 10주년을 기념해 벌였던 올스타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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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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