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한 3가지 정도 만들었는데 전반전 끝나고 급히 2개를 더 만들었다. 5개가 맥시멈이었기 때문에 마지막 골에는 할 게 없어서…"
'라이언킹' 이동국(33, 전북)이 올스타전의 역사를 또 한 번 다시 썼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올스타전 통산 최다 MVP 횟수와 통산 최다득점을 모두 경신한 이동국은 5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TEAM 2012의 6-3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동국은 "역사를 만든 월드컵팀과 경기하게 되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같이 있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게 되서 좋다. 특히 팬들이 많이 즐거워하셨으면 좋겠다"고 올스타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K리그 사상 4번째 MVP를 거머쥔 이동국은 "의외였다. 2002 월드컵 뛰었던 선수 중에 MVP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며 "공교롭게도 이벤트성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고 있는데 이런 경기가 아니라 K리그나 다른 곳에서 많은 골을 넣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경기력으로 화제를 만들고 재미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던 것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한 이동국은 선배들을 좀 봐줘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승부조작을 하라는 말씀인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동국은 "축구팬들이 수준이 높다. 우리가 어떻게 경기를 하고 그런 것을 잘 아시기 때문에 느슨한 경기를 했다가는 재미없는 경기가 될 것 같았다. 감독님도 골 찬스 만들면 골 넣으라고 하셔서 열심히 뛰었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한편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경기장 와서 선수들이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었다. 처음에는 한 3가지 정도 만들었는데 전반전 끝나고 급히 2개를 더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5개만 만들어뒀기 때문에 6번째 골이 터진 후에는 세리머니할 것이 없어서 곤란했다는 나름대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상대팀으로 맞서 싸운 TEAM 2012 선수들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현역에 있는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했던 것 같다. 지도자를 하고 있는 분들의 경기력은 엉망이었다"며 단호한 평가를 내린 이동국은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많이 준비한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안 따라가는 것이 저런 모습이구나 싶었다"며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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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