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는 상당히 포근했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왜 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5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이 TEAM 2012의 6-3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시즌에 단 한 번뿐인 K리그의 화려한 축제는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들과 함께 즐거움과 웃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MVP에는 이동국이 선정됐지만 이날 올스타전을 빛낸 또 하나의 특별한 별은 누가 뭐라해도 박지성(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었다. 이날 TEAM 2002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안기며 10년 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보여줬던 '포옹 세리머니'를 재현한 박지성은 팬들이 가장 보고 싶었던 장면을 선물했다.
그러나 정작 박지성 본인은 쑥스럽기만 하다. 박지성은 10년 만에 히딩크 감독의 품에 안긴 소감이 어떻냐는 질문에 "그 때는 상당히 포근했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왜 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박지성의 곁에 앉아있던 히딩크 감독도 이유가 궁금한 얼굴을 지어보였다.
박지성은 왜 했을까 싶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20대 초반의 느낌이 아니더라"며 짧게 설명했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오히려 이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한 쪽은 히딩크 감독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의 '폭탄선언'에 대해 "10년 전에는 즉흥적으로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었고 감동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이번에도 계획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감동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10년 전의 감동을 다시 보여주고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 그 것을 바탕으로 현실과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지 잘 알려주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이 덧붙인 이 '꿈보다 해몽'에 박지성은 한층 더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2002 월드컵 이후로 그 멤버가 다시 경기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서 정환이형한테 감사한다"며 "2002년도에 형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그럼으로써 많이 성장했는데 오늘 형들을 보면서 상당히 안타까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한 박지성은 "형들과 함께 공을 찰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고 2002 월드컵 이후 또 다른 추억을 가슴에 새긴 것 같아 좋다"고 올스타전 출장 소감을 전했다.
올스타전을 끝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 박지성은 이번 주 내로 맨유 프리시즌에 합류하기 위해 영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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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