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그랬다. 팀에 가면 못하니깐 이 때가 아니면 안된다 싶어서 그렇게 했다".
5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가 후배 'TEAM 2012'의 6-3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시즌에 단 한 번뿐인 K리그의 화려한 축제는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들과 함께 즐거움과 웃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이날 나온 김영광의 앞구르기 세레모니와 이동국의 낚시질 세레모니, 최용수 FC 서울 감독의 발로텔리 세레모니, 박지성의 2002 포르투갈전 세레모니 등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후반 'TEAM 2012'의 신광훈(포항)이 소속 팀 황선홍 포항 감독을 걷어찬 장면은 경기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경기 후 믹스트 존에서 만난 신광훈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그랬다"고 농을 던진 뒤 "팀에 가면 못하니깐 이 때가 아니면 안된다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재치있게 답해 취재진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신광훈은 후반기 소속 팀서 활약을 다짐하는 굳은 각오도 잊지 않았다. "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했지만 지금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가 후반기 때 만회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쥐었다.
한편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제자의 거친(?) 행동에 대해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신)광훈이에게 힘에서 안됐지 뭐. 그래도 재밌었다"고 말한 뒤 "소속 팀에 돌아가서 다들 한 번 집합시켜야 할 것 같다"고 맞대응 했다.
"10년 만에 다시 뛰어 본 느낌이다"는 황 감독은 "월드컵 멤버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거의 없었는데 10년 만에 정말 오랜만에 다같이 만나게 돼 정말 반가웠고,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며 "지금 K리그에 뛰는 선수들도 그렇고 모두에게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선수들이 K리그를 사랑하는 팬들을 생각하며 경기장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장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날 굵은 빗줄기가 떨어짐에도 불구, 경기장에는 37155명의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 90분 내내 열띤 함성과 박수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도 승패보다는 재미와 즐거움을 팬들에게 선사하며 한일월드컵 10주년을 기념해 벌였던 올스타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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