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텔리 표정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정환이한테만 살짝 (세리머니)이야기를 해놨는데 최고로 빨리 달려오더라".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승패의 의미가 중요하지 않은 축제의 장에서 지난 10년의 묵은 한을 풀어낸 최용수(39) 감독의 얼굴은 개운했다.
5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이 TEAM 2012의 6-3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시즌에 단 한 번뿐인 K리그의 화려한 축제는 2002 한일월드컵의 영웅들과 함께 즐거움과 웃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10년 전 국민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많은 성원 덕에 역사적인 결과를 이뤄냈다. 또한 짧은 시간이었고 몇 명이 빠졌지만 (히딩크)감독님과 우리들의 신뢰관계를 비록 몇명 빠졌지만 확인할 수 있었고 경기를 통해 즐거움을 주면서도 10년 전의 환희와 감동을 다시 한 번 되돌린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경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팬을 먼저 생각한 최 감독이었지만 이날 올스타전은 최 감독에게도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듯 싶다. 2002년 미국전 '독수리슛'의 기억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한 방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이날 TEAM 2002의 첫 골을 터뜨리며 10년 전의 기억을 설욕한 최 감독은 골에 대한 감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10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가…"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 "상당히 만족한다. 정말 좋은 하루였던 것 같다"며 기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골 욕심은 났는데 과연 실행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찬스가 왔다. 절대 놓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고 골장면을 복기한 최 감독은 이날 골을 넣고 웃통을 벗어제끼는 '발로텔리 세리머니'로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자신의 세리머니에 대해 "상당히 만족한다"고 밝힌 최 감독은 "발로텔리 표정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정환이한테만 살짝 (세리머니)이야기를 해놨는데 최고로 빨리 달려오더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세리머니 이야기가 한창이던 중, 최 감독이 발로텔리의 이야기를 꺼내자 옆에 앉아있던 히딩크 감독이 한 마디를 던졌다. "발로텔리와 가슴이 아주 똑같더라"는 히딩크 감독의 말에 최 감독도 그만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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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