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농사 실패, "관리·시스템·소통 문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06 07: 39

이유없는 무덤은 없다.
최근 8연패로 5할 승률 -20패까지 떨어진 최하위 한화. 추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외국인선수 문제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데니 바티스타와 션 헨, 두 외국인 투수 모두 불펜 추격조로 쓰고 있는 게 한화의 현실이다. 바티스타는 29경기 1승3패7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5.79, 션 헨은 12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7.71. 이에 앞서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48.60으로 퇴출된 브라이언 배스도 있다. 외국인선수 농사 실패는 무너지는 한화에 치명타였다.
▲ 관리·시스템 소홀

문제는 올해만 실패한 게 아니라는데 있다. 최근 몇 년간 한화의 외국인선수 농사에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뭘까. 한화 구단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선수 리스트 관리와 영입 시스템이 이전과 달라졌다. 이후 현장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증언했다.
한화는 2000년대 후반 외국인 선수로 재미를 본 팀이었다. 제이콥 크루즈과 덕 클락 등 타자들 뿐만 아니라 세드릭 바워스와 브래드 토마스 등 투수들도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당시 외국인 영입 담당자가 팀을 떠난 뒤 제대로 된 정보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요한 건 이 담당자가 팀을 떠난 이유에 있다. 리스트를 관리해도 영입이 되지 않았다. 그를 찾는 외국인선수들이 있어도 계약할 수 없었다.
2010년까지 한화는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선을 칼같이 지키는 팀으로 잘 알려져있었다. 얼마 되지 않은 금액차로 놓친 선수가 한둘이 아니었다. 거액의 몸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레다메스 리즈를 제외하더라도 벤자민 주키치, 트레비스 블랙클리, 덕 매티스, 마리오 산티아고 등이 바로 이 담당자 영입 리스트에 있었다. 바티스타도 2011년 7월이 아니라 그 이전에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 현장과 소통 절실
중요한 건 자료의 관리다. 담당자가 팀을 떠난 이후 자료를 제대로 백업하지 못한 채 새어나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이 매티스를 대체 선수로 영입할 수 있었던 것도 한화에 있던 성준 코치가 삼성에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정보가 나가는 것도 크지만 기존에 있던 자료가 사실상 폐기 처리된 게 문제다. 영입 작업의 실세가 현장 담당자가 아닌 비전문가로 바뀌어 기존 자료들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보통 외국인선수는 비디오·데이터 등 자료를 보거나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는 스카우트에서 시작된다. 비시즌에는 물론 시즌 중에도 미국·도미니카 해외출 장을 통해 선수를 물색한다. 여기에는 선수·코치 출신 스카우트가 함께 해 현장 코칭스태프와 긴밀히 상의하는 게 일반적이다. 당장 영입하지 못해도 꾸준한 접촉으로 향후 영입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한다. 그러나 한화의 시스템은 다르다. 현장은 누가 오게 될지 모른다. 알게 되어도 이미 결정이 난 뒤다.
한화는 지난해 대체 선수로 카림 가르시아와 바티스타를 데려오며 큰 성공을 거뒀다. 가르시아의 경우 이적료 문제까지 있었지만 과감하게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0년까지는 투자가 문제였지만 지금은 투자가 되니 현장과의 소통 부재가 문제로 떠올랐다. 배스의 경우에도 현장에서는 탐탁지 않아했지만 윗선에서 결정이 났다. 기존의 담장자와 시스템을 모두 바꾼 결과가 이렇다.
이 관계자는 "한화가 예전보다 투자는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하는 만큼 외국인 영입에서 개입이 커졌다. 현장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의사 결정권이 불필요한 쪽에 있다"고 꼬집었다. 그 사이 한화가 놓친 선수가 수두룩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고치지 않는다면 한화의 외국인선수 잔혹사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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