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SK전 출격이 더욱 관심을 끄는 사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06 06: 53

"죄송합니다". 
지난달 16일. 한화는 문학 SK전에서 1-3으로 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이날 선발투수였던 박찬호(39)는 경기 후 숙소로 이동하는 구단 버스에 탑승하며 맨 앞 자리에 앉은 한대화 감독에게 "죄송합니다"고 머리 숙였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이날 선발등판한 박찬호는 6⅓이닝 6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1-3 패배와 함게 시즌 5패째를 당했다. 타선의 지원이 아쉬웠지만 오히려 박찬호는 한대화 감독에게 고개 숙여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자신의 고집 때문에 팀이 졌다는 자책감 때문이었다. 

박찬호는 6회까지 SK 타선을 실점없이 효과적으로 막으며 팀의 1-0 리드를 이끌었다. 6회까지 투구수는 77개. 한계투구수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그 시점에서 한화 벤치는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박찬호는 더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고, 7회 역시 마운드에 올랐다. 박찬호는 시즌 초부터 "선발투수라면 누구나 많은 이닝 던지고 싶어한다"며 이닝이터에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7회 박찬호는 힘이 떨어진 듯 제구가 잘 되지 않았고, 볼넷 2개와 2루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결국 조인성에게 몸에 맞는 볼로 동점을 내준 박찬호는 정근우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1-2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마일영에게 마운드를 넘긴 뒤 강판됐다. 7회 순식간에 역전당한 한화는 경기를 되돌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박찬호는 한대화 감독과 정민철 투수코치에게 죄송한 마음을 드러내며 고개를 숙였다. 한대화 감독은 "사실 그때 찬호를 교체할 생각은 많지 않았다. 찬호의 투구수도 많지 않았고, 불펜에서도 마땅히 투입할 만한 투수도 없었다. 찬호가 자신있다고 해서 7회에도 올렸다"며 "첫 타자 박정권에게 볼넷만 주지 않았다면 잘 넘어갈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팀 사정을 알고 박찬호가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에는 만족스런 눈치였다. 한 감독은 "그날 이후로 찬호가 더 이상 더 던지겠다는 고집은 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찬호가 정말 잘 해주고 있다. 수비와 득점 지원만 받으면 12~13승은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미안해 했다. 
박찬호는 또 팀이 힘겨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5일 목동 넥센전이 우천 연기됨에 따라 6일 대전 SK전으로 선발등판이 미뤄졌다. 8연패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 자존심 강한 그를 고개 숙이게 만든 SK를 상대로 설욕을 하고, 팀을 8연패 늪에서 구할 수 있을까. 박찬호에게 다시 한 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