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3승-두산 26승-롯데 24승-KIA 21승, 넥센 21승-SK 20승, LG 20승-한화 17승.
2012 프로야구 반환점을 막 돈 7월 5일 현재 8개 구단의 선발투수진 승수 순위입니다. 팀 순위 삼성-롯데-두산-SK와 넥센-KIA-LG=한화의 순서와 비슷합니다.
후반기(올해는 7월 24일 이후)에 들어선 다음에도 매번 한 두팀이 치고 올라오거나 추락해 순위가 달라지는 양상이 올해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선발진이 좋은 삼성과 두산, 롯데 3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확률이 높습니다. 팀 성적은 투수력과 공격력, 수비에 따라 달라지지만 선발 마운드가 안정적인 팀이 가장 유리합니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챔피언에 오르고 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한 삼성은 올해 6월 중순까지는 부진에 빠져 6위 아래에서 헤매다가 3주전부터 저력을 발휘해 지난 2일 처음으로 선두에 나서며 작년과 같은 힘을 보여줄 기세입니다. 삼성은 지난 해 10승을 올린 차우찬을 제1 선발로 내세웠으나 난조에 빠지고 작년 14승을 거둔 윤성환도 부진해 마운드가 두달간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장원삼이 다승 공동선두(9승)에 오르고 베테랑 배영수도 7승을 거두는데다 외국인 투수 탈보트(8승)와 고든(5승)이 무난히 제 몫을 해주어 선발진이 가장 탄탄합습니다. 차우찬과 윤성환도 이제는 제 페이스를 찾아 삼성의 선발진은 매 경기 6회 이전까지 적은 실점으로
상대팀을 압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승 부문 공동 1위 니퍼트(9승), 평균자책점 3위 이용찬(2.53), 세이브 공동 1위 프록터(21개), 홀드 공동 3위 홍상삼(10개). 두산 투수들이 개인 투수 각 부문 상위에 올라 있습니다.
니퍼트-김선우-임태훈-이용찬-김승회로 올 시즌이 시작하면서 구상했던 선발진은 손꼽힣 정도로 강력한 로테이션을 구사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다승 2위(16승) 김선우의 난조와 임태훈의 선발 적응 실패로 차질이 빚어지기도 한 두산은 이용찬이 예상 이상으로 잘 던져주고 불펜에서 발탁한 노경은과 김승회가 고비마다 잘 버텨주는 덕분에 선발진 26승을 올렸습니다. 지난 4일 KIA 윤석민과 대결에서 패하기는 했으나 8이닝 1실점의 호투를 한 김선우가 제구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여 두산 선발진은 더욱 든든해질 게 틀림없습니다.
두산의 투수력이 강해진 것은 투수 출신인 김진욱 감독과 정명원 투수 코치가 새로 팀을 맡은 덕분으로 평가됩니다. 문제는 호투하고 있는 이용찬이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이 걱정되고 이해천 등 불펜진의 불안감입니다.
롯데는 장원준이 군에 입대하면서 생긴 공백이 우려됐는데 늦깎이 이용훈이 놀라울만큼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새로 온 외국인 투수 유먼도 기대 이상이어서 다행입니다. 예상보다 부진한 송승준과 고원준이 최근 제 몫을 해줄만한 기미를 보여줘 한층 선발진이 좋아질 전망입니다.
KIA와 넥센, SK, LG는 ‘가을 야구’에 참여하려면 현재 선발진이 새롭게 정비되어야 합니다. 김광현-송은범-마리오-윤희상-로페즈로 가장 강한 선발진이 예상됐던 SK는 김광현과 송은범이 부상으로 초반에 빠지면서 힘든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잘 던져주던 마리오와 윤희상, 이영욱도 최근 얻어맞는 모습을 보여 부담감이 가중됐고 한달여 전 복귀해 역투한 김광현도 또 부상으로 제외돼 난국에 봉착했습니다. 조만간 복귀할 송은범에게 기대가 큽니다.
KIA는 최고투수 윤석민이 의외로 부진했고 유망주 박경태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고전했는데 둘 다 최근 살아나 다행입니다. 또 두달 전 새로 온 소사와 기대를 벗어났던 앤서니 등 외국인 투수들이 적응하기 시작해 선발진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최하위로 평가 받던 LG는 주키치가 최고의 피칭을 하고 신진 최성훈과 이승우가 깜짝 놀랄만한 활약을 펼치고 불펜에서 유원상이 예상을 벗어난 좋은 투구로 중상위까지 올랐다가 근래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여줘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LG가 치고 올라가려면 리즈가 주키치와 맞먹는 실력을 보여야 하고 임찬규 등 젊은 투수들이 나와야 가능합니다.
넥센은 시즌 초 짠 선발진에서 강윤구와 문성현, 심수창이 부진해 비상이 걸렸지만 4년째 한국에 남은 나이트가 예상 이상의 쾌투를 하고 새로 온 벤 헤켄이 비교적 좋아 외국인 투수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긴급 수혈한 김영민이 힘있는 투구를 하여 한때는 선두에 오르고 요즘은 중위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에서 돌아온 김병현과 문성현이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 4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