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SBS 예능프로그램 '고쇼(Go Show)'에 출연해 여러 면의 모습을 보여주며 팔색조 매력을 펼쳤다.
황정민은 6일 오후 방송된 '고쇼'에서 '욱'하는 남자, 겸손한 배우, 다정한 남편 등 '인간 황정민'의 다양한 면모를 선보였다.
먼저 황정민은 이날 방송을 통해 외모에서 풍겨오는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다른 '욱'하는 화끈한 성격을 공개했다.

그는 MC들로부터 토크쇼 진행자로 나서보라는 제안을 받은 후 "얼굴이 빨개져서 안 된다"며 독특한 이유를 들어 사양했다. 그러자 MC들과 함께 출연했던 게스트들은 황정민의 얼굴색에 관심이 쏟아지는 광경이 연출됐다. 급기야 황정민은 계속되는 얼굴색에 관한 질문에 "(얼굴이)원래 빨갛다. 얼굴이 검은 사람한테 왜 검으냐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버럭 해 웃음을 자아냈다.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등장한 지 10여 분만에 드러난 색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황정민은 CF의 영상에 이용되고,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바 있는 지난 2005년 제26회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MC들은 황정민의 수상소감 내용 중 '배우 나부랭이'에 대해 배우 전체를 긴장시킬 수 있는 '간 큰 멘트'라고 표현했다.
앞서 황정민은 청룡영화제 수상 당시 "사람들에게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나를 소개합니다"라고 운을 떼며 "60여 명의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죄송합니다. 트로피의 여자 발가락 몇 개만 떼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소감으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이에 황정민은 "'배우 나부랭이'라는 말 때문에 선배님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 그건 그분의 생각이니까 불쾌하셨던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리는 게 예의다"라며 비화를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배우 나부랭이' 표현에 대한 소신을 세우며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연기를 할 뿐이다. 배우라고 해서 우쭐하는 것이 싫었다"는 겸손함이 담긴 발언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또 그는 경상남도 마산 출신으로, 억센 억양의 사투리를 고치기 위해 1년간 부모님과 대화를 거부했다는 경험을 공개하며 진정한 '배우'로서의 노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황정민의 진심이 담긴 모습들은 그의 겸손한 성격은 물론, 그가 가지고 있는 연기자, 연기에 대한 가치관까지 직접적으로 전달해 보는 이들에게 훈훈함을 선사했다.
또 그는 스크린 밖 가정에서도 다정한 남편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동갑의 아내를 둔 황정민은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는 부부 생활을 말하며 얼굴에서 행복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특히 "아내가 사준 가방을 두 번이나 잃어버렸다. 그 후 가방을 또 사러 가서는 아내가 '한 번만 더 잃어버리면 당신 눈을 뽑아서 저글링 할 거다'라고 하더라"며 "이런 모습들이 그래도 귀엽다"라고 말해 아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아내의 음식 솜씨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음식을 곧잘 한다는 황정민은 "아내가 음식 솜씨가 늘지 않는다. 가끔 처가에 가면 음식들이 맛있어서 신난다. 그래서 처가 방문을 유도하기도 한다"며 귀여운 남편의 모습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을 본 네티즌은 '고쇼' 시청자 게시판과 SNS를 통해 "황정민 씨의 따뜻한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엄마미소'가 지어지네. 아내 분이 부럽다", "뜻밖에 욱하는 귀여운 모습이 숨어있었네?", "순수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간 수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다채로운 변신을 선보였던 배우 황정민. 그가 작품 밖에서, 그것도 예능프로그램에서 진솔한 사람으로서의 황정민을 그대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인상을 남겼다. 그는 다른 게스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박수를 치고, 환한 미소로 답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로 가식 없이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황정민만의 팔색조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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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쇼'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