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우천 휴식 후 제대로 맞붙는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1)와 LG 트윈스의 좌완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30)가 2012시즌 첫 10승 고지를 놓고 자웅을 겨룬다.
당초 두 선수는 6일 경기 선발로 예고되었으나 경기 전 비로 인해 치러지지 않으면서 7일 선발로 미뤄졌다. 니퍼트는 9승 4패 평균자책점 2.96, 주키치는 9승 2패 평균자책점 2.39로 장원삼(삼성)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 대열을 이루고 있는 서울팀 선발 로테이션의 으뜸 카드다.
장원삼도 6일 출격이 예정되었으나 우천 휴식으로 7일 배영수가 출격하게 되어 2012시즌 첫 10승 투수는 니퍼트와 주키치 둘 중 한 명이 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15승을 올리며 최고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니퍼트는 지난 5월 20일 잠실 LG전서 8이닝 9피안타 5실점 노디시전을 기록했던 바 있다. 올 시즌 두산 상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15로 위력을 보여주는 주키치에 비해 다소 밀리는 듯한 성적이다.

불꽃튀는 투수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니퍼트가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좌타라인 봉쇄. 2년차 시즌을 맞아 삼진을 뽑기보다 타자의 방망이를 유도하는 범타 양산 쪽으로 중점을 둔 니퍼트는 5월 20일 LG전서 박용택에게 4타수 2안타(5할) 3타점, 이병규(7번)에게 4타수 2안타, 스위치히터 서동욱에게 3타수 1안타(3할3푼3리)로 진땀을 흘렸던 바 있다.
여기에 컨택 능력에 일가견이 있는 이진영이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1군에 복귀한다. 이진영은 니퍼트 상대 4타수 무안타로 고전했으나 컨택 능력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타자다. 니퍼트 본인이 '지난해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 꼽았던 이병규(9번)도 올 시즌 상대 성적 4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2할대 초반에 그쳤던 당시와는 또 다른 이병규의 현재다. 몰렸다 싶으면 그대로 배트를 휘두르는 공격적 타자인 만큼 니퍼트가 어려워할 만 한 실력파 베테랑이다.
두산 상대 2승 무패로 킬러 본능을 뽐내는 주키치에게도 천적은 있다. 9년차 우타자 윤석민이 그 주인공으로 그는 주키치 상대 8타수 5안타(6할2푼5리)로 펄펄 날았다. 컨택 능력과 배팅 파워를 겸비한 타자로서 주키치의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손시헌의 부상 여파로 유격수 대체 출장 중인 김재호도 주키치 상대 3타수 2안타(6할6푼7리)로 맹타를 휘둘렀으며 우익수 정수빈도 7타수 3안타(4할2푼9리)의 강한 면모를 보였다. 크로스스탠스의 특이한 투구폼을 갖고 있는 주키치지만 낙폭은 크지 않은 변화구종으로는 이들을 제압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주키치에게는 또 하나의 큰 변수가 있다. 전담 포수로 시즌 초 LG의 돌풍과 주키치의 무패 행진에 도움을 줬던 심광호가 최근 왼 무릎 수술로 인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나 합류가 가능하다. 따라서 주키치는 7일 두산전서 김태군, 윤요섭 중 한 명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전도유망한 포수 김태군이 니퍼트 상대 4타수 2안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공격력 특화 타자였던 윤요섭은 6월 30일 SK전서 주키치의 7⅔이닝 무실점 깔끔한 승리를 이끌었다. 분명 포수로서 좋은 재능을 지닌 선수들이지만 전담 포수로 나서던 심광호에 비하면 아직 경험면에서 모자란 것이 사실. 다소 예민한 성격을 지닌 주키치와 호흡을 맞출 포수가 실점 위기나 제구난 시 어떻게 잘 다독여주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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