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즌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프로야구에 비가 제동을 걸었다.
지난 5일과 6일 쉬지 않고 내린 전국적인 비로 인해 이틀 연속 전 구장 경기에 우천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 팬들로서는 아쉬운 일이지만 4월초 개막 후 3달 여를 달려오며 전체 시즌의 약 53% 정도를 소화한 선수들은 이틀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얻었다.
혹자는 가만히 서있는 야구는 체력 소모가 많지 않다고 평한다. 그러나 한 번 출루하면 작전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수비시에도 매 타자에 따라 위치를 바꾸며, 무엇보다 매 플레이에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야구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특히 월요일을 제외하고 일주일에 6번이나 열리는 경기는 지친 선수들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프로야구에도 지난 4일까지 전 경기를 출장한 강철 체력들이 있다. 황재균(25,롯데), 정수빈(22,두산) 오지환(22,LG), 박병호(26,넥센), 김선빈(23,KIA)이 그들이다. 평균나이 23.6세의 젊은 5명의 선수들은 단순 체력 뿐 아니라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체 타자들 중 가장 많이 출장한 황재균은 롯데의 시즌 71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단 한 경기(6월 15일 넥센전)에만 대타로 나섰을 뿐 70경기에 모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또한 2,3,9번 빼고 모든 타순에 나설 정도로 팀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두산의 정수빈도 팀의 70경기에 모두 출장(선발 출장 61경기)했다. 그는 상하위 타선에서 도루 21개(2위)를 기록하며 중심타선의 공격을 이끌고 밀어주는 역할을 했다. 타격은 4월(.347) 맹타에 비해 5월 이후 2할 초반대로 부진한 편이지만 올 시즌 실책 0개로 두산의 외야를 든든히 지켰다. 정수빈은 지난해에도 133경기에 5경기 모자란 128경기에 나왔다.
오지환(70경기)과 박병호(70경기)는 감독들이 붙박이로 믿고 맡기는 경우다. 오지환은 김기태 LG 감독의 믿음 아래 올 시즌 17개의 실책(최다 1위)을 기록하면서도 65경기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해 풀타임 첫 시즌을 맞은 박병호는 김시진 넥센 감독이 지난해부터 한 번도 타순을 바꾸지 않고 4번타자로 기용하면서 현재 타점 선두(61타점)을 달리는 등 잠재력을 마음껏 폭발시키고 있다.
김선빈은 가장 힘든 수비 포지션인 유격수로 68경기에 출장하면서도 타율 3할1푼1리로 전체 7위를 기록하며 강정호(넥센)와 함께 대표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선빈도 정수빈과 마찬가지로 빠른 발(도루 18개, 4위)을 이용해 상하위 타선에 나서고 있다.
이들 외에도 김상수, 박석민(이상 삼성), 박종윤, 손아섭(이상 롯데), 장성호(한화) 등이 70경기를 소화하며 체력을 뽐냈다. 더운 여름이 오면서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부상 없는 팀이 강팀'이라는 야구계 속설처럼 주전 선수가 든든한 팀들이 상위권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