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의 원투펀치는 류현진(25)과 박찬호(39)다. 두 투수 모두 올해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지만 에이스이자 맏형으로서 한결 같은 모습으로 최하위에 떨어진 팀에 힘이 되어주고 있다.
송진우(46) 투수코치에게도 박찬호와 류현진은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지난 7일 2군에서 1군으로 승격된 송진우 투수코치는 두 투수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고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 박찬호의 조언

박찬호는 팀의 맏형답게 철저한 자기 관리와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송 코치는 "1군에 올라와 찬호를 만나봤는데 본인 스스로 워낙 알아서 운동을 잘 하고 있다. 워낙 경험이 많고, 몸 관리가 뛰어나기 때문에 특별히 주문할 게 없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선발등판 일정이 2경기 연속 밀렸지만 자신만의 컨디션 관리법으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하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는 모습이다. 송 코치는 "찬호가 팀의 일원으로서 후배들에게 조언해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 코치가 선수에게 조언하는 것, 선수가 선수에게 조언하는 건 차이가 있다.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만 43세까지 선수 생활을 한 송 코치는 베테랑의 조언이 미치는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박찬호는 변화구 그립 등 기술적인 부분 뿐 아니라 정신적 부분도 많이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투수들 외에도 실의에 빠진 야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힘과 용기를 불어넣고자 하고 있다. 한 선수는 "요즘 워낙 팀이 좋지 않으니 찬호형이 직접 다가와서 격려하며 힘을 불어넣으려 한다. 야구 이야기도 하고, 인생 이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것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힘이다.

▲ 류현진의 밝음
송 코치의 눈에 들어온 선수는 박찬호만이 아니었다. 팀의 에이스 류현진은 큰 몸집 만큼이나 밝은 모습으로 송 코치의 눈길을 끌었다. 송 코치는 "현진이가 아직 데미지를 덜 받은 것 같다"는 농담으로 웃었다. 그만큼 생각보다 류현진이 밝은 모습을 보여 한시름 덜었다는 의미였다. 올해 최악의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그는 그 모든 아픔을 속으로 삭이고 있다.
송 코치는 "현진이가 의외로 아주 밝아 보인다. 매스컴이나 주위에서 워낙 불운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 그런 것에 부담이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더라"며 "물론 안쓰럽기는 하다. 하지만 야구가 항상 잘 되라는 법은 없다. 안 좋을 때도 있는데 지금 딱 그 사이클에 걸렸다. 누구에게든 그런 시기가 있다"라고 류현진을 위로했다.
류현진은 올해 13경기에서 2승4패에 그치고 있지만 85이닝을 던지며 삼진 108개를 잡고 평균자책점은 3.07에 불과하다. 송 코치는 "평균자책점이나 투구이닝 모두 좋다. 생각보다 승수가 많지 않을 뿐 다른 건 문제가 없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곧 승수도 쌓일 것이다. 이런 것도 경험"이라고 격려했다. 류현진도 "나는 정말 괜찮다. 몸이라도 아프지 않아야 한다"며 다시 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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