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주, "생각보다 예쁘다고요? 에이 거짓말~"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7.07 15: 58

지난 해 흥행작 '써니'에서 찰지게 욕을 내뱉으며 질겅질겅 껌을 씹던 그 소녀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귀엽고 상냥하다. 배우 박진주에게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예쁘고 귀엽다"라고 말하자 큰 눈을 더욱 동그랗게 뜨며 "정말요? 정말이에요? 에이 거짓말~"이라며 아이처럼 웃는다.
'써니'를 통해 대중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준 박진주가 공포영화 '두 개의 달'(김동빈 감독, 12일 개봉)로 돌아온다. 기억을 잃어버린 세 남녀가 외딴 집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이 독특한 공포영화는 언론배급시사회 후 공포영화로서는 최고의 칭찬 중 하나인 '신선하다'란 반응을 얻으며 예비관객들의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박진주는 극중 여고생 인정 역을 맡았다. 올해로 스물 넷이지만 '써니'에 이어 다시 한 번 여고생 캐릭터를 연기했다.
'보기만 해도 왠지 유쾌한 이 소녀에게 공포가 어울릴까?'란 생각이 들 법하지만 사람 박진주가 아닌 배우 박진주는 굉장히 진지하다. 평소 공포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라지만 배우로서 연기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고.

"시나리오상 인정에 대해서는 '여고생'이란 단서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상당 부분 만들어가야 했죠. 주인공이란 압박을 넘어서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 만큼 고민이 많았어요. 배역이 컸던 것도 그렇지만 공포를 과연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싶었죠. 관객들이 살면서 쉽게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나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그 속에서 평소에 못 느낀 감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이 공포영화의 매력이잖아요. 다른 배우들에게도 피해를 주면 안 될 것 같아 그 만큼 대본을 보면서 분석하는 시간이 길었어요. 사실 한별언니나 지석오빠는 워낙 잘하시니 저만 잘하면 됐거든요."
영화 촬영중에는 실제 '기절'을 하기도 했다. 몸을 뒤틀면서 기억을 되찾는 장면을 연기하던 중 갑자기 정신을 잃었던 것.
"눈을 떴는데 스태프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더라고요. 지금 이 순간에 연기를 해내면 엄청난 연기처럼 보이겠다고 그 찰나의 순간에 생각했는데 몸을 가누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끊고 갔어요. 그런데 굉장히 오래 기절해 있었는 줄 알았는데요, 몇 초 안됐더라고요. 하하. 필름이 끊겨본 것은 처음이에요."
이로써 신인 여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영광이기도 한 '호러퀸'이 된 박진주다.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박진주는 "퀸은 한별 언니고요, 전 그냥 호러입니다"라고 말하며 또 한번 웃어보였다.
경험이 많지 않아 영화 흥행에 대한 예감이 전혀 없다는 박진주는 제작보고회 당시 영화가 잘 되면 어떤 공약을 걸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키니 화보를 찍겠다. 아무도 안 볼 수 있겠지만 꼭 찍겠다"고 깜짝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박진주는 머리를 갸우뚱하며 "사실 기자분들 웃으라고 한 말이었는데 아무도 안 웃어 당황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에이, 네가 무슨 비키니 화보야'라고 생각해서 웃으실 줄 알았는데 안 웃으시더라고요. (보는 사람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였겠죠) 정말요? 전 제가 비키니 화보 찍는다고 하면 다 농담이라고 여기실 줄 알았어요!"
'써니'에 함께 출연했던 친구인 배우 남보라와는 올 여름 공포영화 동지이자 라이벌에 됐다. 남보라는 '무서운 이야기'에 출연한다.
'써니' 배우들과는 영화 이후로도 종종 만나고 연락하며 우정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박진주는 "같이 만나면 연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라며 다들 서로 진지하게 배우로서 고민과 희망을 나눈다고 전했다. 남보라와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대결이요? 저희는 아직 그럴 위치가 아니에요. 서로 제 꺼 잘하기도 바빠요"라며 미소지었다.
"스스로 배우로서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생각하냐"란 질문을 하자 "저는 열정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보시는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한 번 보면 쉽게 잊지 못하는 개성 강한 마스크와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력은 확실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영화에 이어 영화 '코알라'에도 주연으로 캐스팅돼 최근 촬영을 마친 그는 "사람들이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보고 '진짜' 같은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박진주란 이름보다도 작품 속 캐릭터로 저를 기억해주신다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다"라고 캐릭터에 흠뻑 녹아드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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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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