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불안하십니까".
7일 대전구장. SK와의 홈경기를 앞둔 한화 덕아웃에 이병훈 KBSN 야구 해설위원이 찾아왔다. 평소 류현진(25)과 절친한 이 위원은 류현진을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이 위원은 "너는 나라에서 대책을 좀 세워줘야겠다"는 말로 불운에 빠진 류현진을 위로했다.
류현진은 올해 올해 류현진은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7(7위), 탈삼진 108개(1위)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가 9경기이며 그 중 8경기를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로 막았다. 과연 류현진다운 피칭으로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류현진의 승수는 고작 2승. 오히려 4패를 안았다. 이러다 자칫 10승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위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화 한대화 감독도 답답한 마음에 말문을 열었다. 한 감독은 "작년에 현진이가 나오면 계산이 딱 섰다. 참 든든했는데 올해는 영 불안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제가 불안하십니까"라며 웃음기 섞인 질문을 했다. 이에 한 감독은 "그게 아니라 점수를 못 뽑으니 불안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올해 한화 타선은 유독 류현진이 나오는 날 터지지 않는다. 무득점 3경기, 1득점 4경기, 2득점 2경기로 13경기중 10경기가 2득점 이하였다. 1점은 최소실점이었고, 2점은 패배 또는 노디시즌을 의미했다. 지독할 만큼 승리 운이 따르지 않는다. 한 감독은 "2승이 뭐야 2승이"라며 류현진의 승리 페이스에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류현진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한 감독은 "저 녀석만 위로받을게 아니다"고 했다. 류현진 본인도 많이 답답하겠지만, 류현진이 나오는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감독의 마음도 오죽 답답할까. 올해 한화는 류현진이 나온 13경기에서 4승9패 승률 3할8리에 그쳤다. 시즌 전체 승률(0.357)보다 못한 현실에 한 감독도 류현진도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8일 대전 SK전에 다시 선발등판한다. 과연 불운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이날 팀의 8연패부터 끊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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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