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해결해주겠지".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조성환(36)은 아쉬운 듯 한 마디 내뱉었다. 조성환은 4일 사직 SK전서 9회 김재현의 안타성 타구를 잡기 위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어깨를 다쳤다. 그라운드에 세게 부딪힌 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조성환은 정훈(25)과 교체됐다. 조성환은 5일 구단 지정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고 왼쪽 어깨 물렁뼈 손상으로 인해 2~3주간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7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조성환은 어깨에 아이싱하고 있었다. 그는 가벼운 러닝과 사이클 머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체를 단련하고 있다. "이렇게 있으니 답답하다"고 운을 뗀 조성환은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다들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훈련하는데 나는 아이싱을 하고 있으니 미안하다. 진짜 아픈 게 죄다. 선수 가운데 누가 아프면 격리시키는 게 맞는 것 같다. 서로 미안하니까"라고 고개를 떨궜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선수가 다친 게 가슴 아픈 일이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플레이를 하다 다쳐 그런 것"이라며 "고참들의 투혼은 감독으로서 상을 줘야 할 일"이라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양 감독의 칭찬은 조성환에게 큰 힘이 됐다. "양 감독님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정말 많이 상심했었는 데 큰 힘이 됐다. 감독님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
조성환은 "난 정말 인복이 많은 것 같다. 내가 언제까지 야구할지 모르겠지만 양 감독님 같은 분을 만난 건 행운이다. 선수로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고참 선수들을 많이 배려해주시고 성적이 좋든 안 좋든 한결같은 모습으로 대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전성기에 (양 감독님과)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선수 생활의 후반기에 양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라고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조성환은 다친 어깨를 가리키며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한 욕심이 커 다이빙을 시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한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며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잘 잡았는데 아웃시키지 못한 게 정말 아쉽다.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절대 후회는 없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마냥 쉴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는 조성환은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릴 예정.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티내지 않고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다시 복귀하면 힘든 선수들의 몫까지 해야 한다. 팀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조건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성환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나같은 비주류 선수에게도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자신을 낮췄다.
양 감독은 "강팀은 고참들이 잘 이끌어 간다. 고참들이 먼저 솔선수범하면 후배들이 보고 따른다"고 고참 선수들의 역할에 대해 역설한 바 있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보란듯이 일어선 조성환, '그대 있음에' 롯데 자이언츠는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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