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연봉 스토퍼' 박찬호, 한화의 넝쿨째 굴러온 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08 06: 59

이제 그가 없는 한화는 상상할 수 없다. 진정한 맏형의 모습으로 팀의 절대 전력이자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가 한화의 복덩이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7일 대전 SK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4일 대전 두산전부터 시작된 한화의 시즌 최다 8연패 사슬을 박찬호가 직접 끊은 것이다.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한 건 맏형이었다.
▲ 특급 스토퍼

박찬호는 올해 14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하고 있다. 14경기 중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한 그는 피로 누적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한화에서 유일하게 부상 또는 부진 없이 선발 자리를 지키는 투수가 바로 우리나이 불혹의 박찬호다.
특히 박찬호는 연패를 끊어주는 '스토퍼' 구실을 아주 제대로 해내고 있다. 한화가 연패 중일 때에만 9번 등판한 박찬호는 이 9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역투를 펼쳤다. 박찬호가 연패 중 선발등판했을 때 한화는 6승3패로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팀이 힘들고 어려운 순간 박찬호는 더욱 강해진다.
박찬호는 지난해 특별법을 통해 고향팀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프로야구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사이에서는 "전성기가 지나도 박찬호"라는 의견과 "과연 박찬호가 팀의 전력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갈렸다. 하지만 박찬호는 시즌이 절반 지난 시점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대화 감독이 "타선과 수비의 도움만 있었다면 12~13승쯤은 충분히 가능했다"고 말할 정도로 벤치의 신뢰도 대단하다.
박찬호의 연봉은 최저 2400만원에 불과하다. 아마야구 발전기금 6억원이 있지만 박찬호와 구단이 함께 하는 하나의 프로젝트. 실질적으로 박찬호에게 투자한 금액은 2400만원인데 전력적으로나 마케팅으로나 박찬호는 팀에 굉장한 도움이 되고 있다. 비록 팀은 최하위에 떨어져있지만 박찬호라는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굉장한 자부심이 되어주고 있다.
▲ 진정한 맏형
박찬호의 존재감은 단순히 전력·홍보만이 전부가 이니다. 그는 팀의 진정한 맏형으로서 선수단에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경기에 나가는 않는 날에도 덕아웃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선수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투수들 뿐만 아니라 야수들에게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건넨다. 박찬호는 "내가 투수이기 때문에 투수들의 심리적인 걸 투수와 야수들에게 이야기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팀 내 한 선수는 "요즘 팀이 워낙 안 풀리다 보니 찬호형이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선수들에게 큰 격려와 힘이 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감독을 걱정하는 것도 박찬호의 몫이다. 8연패를 끊은 뒤 그는 한대화 감독 이야기를 꺼냈다. "경기 전 감독님이 트레이너로부터 어깨 마사지를 받는 모습을 처음 봤다. 그동안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겠나. 우리팀 모두가 지금 힘든 상황이지만 가장 힘들고 마음이 아픈 분은 감독님이시다. 감독님의 그런 모습을 보니 정말 죄송했고, 더 각오를 다질 수 있었다"는 게 박찬호의 말이었다. 팀의 맏형으로서 감독을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이 역시 맏형의 몫이다.
박찬호는 "그동안 팀 연패를 끊지 못했고, 나 자신에게도 아쉬운 투구가 있었다. 내가 부족한 게 많았다. 오늘은 고참으로서 역할을 하게 돼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한대화 감독은 "찬호가 어려울 때 등판해 고참답게 잘 던져줬다"고 화답했다. 이심전심이다.
연봉 2400만원의 풀타임 선발 맏형 박찬호. 모든 면에서 그는 한화에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다. 그가 있어 한화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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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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