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어떻게 일주일 사이에 1위에서 4위로 떨어지나".
SK의 위기가 계속 되고 있다. SK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2-4 재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최다 8연패를 당하고 있던 최하위 한화에마저 덜미를 잡히며 6연패를 당한 것이다. 올해 정식감독으로 지휘봉을 휘두른 이만수 감독 체제 최다연패 기록이다. 팀 순위는 어느덧 5위까지 수직 하락해 4강권에서 밀려났다.
이날 경기를 앞둔 이만수 감독은 "어떻게 일주일 사이에 1위에서 4위로 떨어질 수 있나"며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믿기지 않게 순식간에 추락했다. 지난달 25일까지만 하더라도 SK는 1위였다. 춘추전국시대로 순위가 촘촘하게 붙어있었지만, 5월26일부터 6월25일까지 정확한 한 달간 SK는 순위표 맨꼭대기를 점령한 팀이었다.

그러나 6월26일 대구 삼성전을 패하며 롯데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이어 6월30일 문학 LG전에서 패하며 2연패가 된 SK는 2위로 치고 올라간 삼성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7월1일 문학 LG전, 3일 사직 롯데전마저 패하며 연패가 5로 늘어난 SK는 두산에 3위 자리를 빼앗기며 4위로 또 내려 앉았다. 불과 8일 만에 3계단 추락한 것이다.
4일 사직 롯데전과 7일 대전 한화전까지 SK의 연패 숫자는 '6'으로 불어났고 그 사이 넥센에 4위 자리를 빼앗겼다. 불과 12일 만에 1위에서 5위로 순식간에 추락했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이었던 4위 자리마저 무너진 것이다.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하염없는 추락에 이만수 감독도 정말 당혹스럽다.
7일 한화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직접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며 연패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 감독은 "8개월 만에 배팅볼을 던졌는데 온몸이 쑤신다. 타자들에게 잘 좀 쳐달라고 아주 간절한 마음으로 던졌다"고 했다. 레전드 올스타전 준비에 대해서도 이 감독은 "팀이 안 좋으니 아무 생각이 없다. 평소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입맛도 없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고민이 깊다.
지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이지만 연패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09년에는 7연패, 2010년에는 6연패를 당했으며 지난해에도 지금 이맘때였던 6월23일 광주 KIA전부터 7월6일 문학 삼성전까지 7연패 늪에 빠진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과 올해 다른 건 시즌 초반 벌어 놓은 승수가 없다는 것이다. 선두권을 유지했으나 예년처럼 확실한 독주 체제를 갖추지 못해 추격의 사정권에 있었다. 한 번 추격당하자 걷잡을 수 없이 잡히고 있다.
박희수·정우람 등 필승 계투를 시작으로 송은범·김광현·마리오 등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로 마운드가 헝클어진 게 가장 큰 이유. 연패 기간 평균 득점이 2.0점에 불과할 정도로 타선 침체도 심각하다. 투타의 동반 붕괴로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만수 감독으로서는 어떻게든 해결책를 찾아야 한다. 내려오는 건 순식간이지만 올라가는 건 그렇게 간단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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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