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해리슨의 엔터뷰] 지난 수요일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manza)”를 관람했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무대에 올려진 작품으로 6월 19일부터 10월 7일까지 장장 4개월 동안 장기 공연될 작품인데, 영화배우 황정민이 ‘돈키호테’역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주인공인 ‘돈키호테’역은 황정민•서범석•홍광호가 ‘트리플 캐스팅’되어 3인의 배우 각자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내며 혼신의 연기와 노래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주중 오후 3시에 열린 공연이라 이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 그리 많은 사람이 티켓을 구매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180도 다른 상황이 눈 앞에서 펼쳐진 것이다. 공연 시작 20분전 극장 입구는 라이선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 높은 관객 점유율 보이는 인기 뮤지컬 -

수년간 지속되어 온 ‘뮤지컬의 인기’에 대해서는 굳이 더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몇 개 인기 작품에 몰리던 ‘관객 쏠림 현상’은 ‘장르의 다양화’와 ‘지방 공연의 활성화’등으로 인해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지 않나 싶다. “맨 오브 라만차”의 예를 들어보더라도 6월 5일부터 7월 5일까지 한달 간 인터파크가 집계한 ‘월간 공연 예매 순위 –팝•가요 콘서트는 별도로 집계-‘에서 6위에 올라있는데, 꽤 많은 관객이 평일 오후 시간에 공연장을 찾았음에도 상위권에 랭크 되지 못한 사실을 볼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뮤지컬에 열광하고 있는지!’를 가늠케 되었다.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으로 전체 순위 1위를 장기간 차지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위키드(Wicked)를 비롯, “시카고(Chicago – 2위)”와 “모차르트(Mozart-5위)” 가 현재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월간 티켓 예매순위 상위 20위 중 뮤지컬의 비중이 75%인 15개 작품으로 채워져 객관적인 통계로도 ‘한국은 뮤지컬 공화국’이라는 공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4위에 오른 “EBS 모여라 딩동댕 – 번개맨의 비밀”과 같은 어린이 뮤지컬과 부산•대구•대전에서 공연중인 지방 뮤지컬이 높은 예매 순위를 기록한 것을 볼 때 앞에서 잠깐 설명한 것처럼 “뮤지컬 장르”의 저변이 폭넓게 확대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음악과 부가상품 시장에도 호재를 가져다 주다 –
“맨 오브 라만차”를 관람 전후로 공연장 로비에 있는 “뮤지컬 관련 상품” 판매 매장으로 많은 관객들의 발길이 옮겨졌다. 뮤지컬 음악을 담은 CD뿐만 아니라 티셔츠•포스터 •머그컵•열쇠고리•모자 등 다양한 머천다이징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공연의 성공은 물론이고 ‘부가 상품 판매’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가지 예로 뮤지컬 음악 감독 박칼린이 선택한 뮤지컬 음악 모음집 “Kolleen’s Musical Choice”, 뮤지컬 “위키드”와 “엘리자벳” 뮤지컬 OST가 전체 음반 판매 차트에 장기간 상위권에 올랐고 현장에서도 상당한 판매량을 올린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관람한 작품을 기억 속에 간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는 점을 ‘다양한 연계 상품 개발’등의 세일즈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일 오후 시간이면 대개 사람이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할 시간. “맨 오브 라만차”를 관람한 연령 층이 대부분 20대 후반 이상인 것을 감안할 때 ‘잘 만든 흥행 뮤지컬’엔 불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