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휘감은 '힐링', 스크린 '장악'..'치유해드립니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7.08 11: 10

명실공히 2012년 방송가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힐링'이다. 삶에 지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들의 마음을 치유해지는 힐링 프로그램들이 많은 사랑을 받은 것.
이러한 '힐링' 열풍이 극장가에도 불어닥친 모양새다. 황혼기에 접어든 일곱 명의 노인이 그려내는 힐링무비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그리고 알코올 의존증에 빠진 사고뭉치 아빠의 좌충우돌 알코올 탈출기를 그린 영화 '술이 깨면 집에 가자(이하 '술깨')' 등 힐링무비들이 속속 스크린에 등장하고 있다.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은 은퇴 후 황혼기에 접어든 일곱 명의 영국인이 대책 없이 인도에 가서 또 다른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남편과 사별한 후 생애 첫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에블린(주디 덴치)과 삶에 환멸을 느낀 고등법원 판사 그레이엄(톰 윌킨슨), 다툼이 끊이지 않는 부부인 더글라스(빌 나이)와 진(페네로프 윌튼), 사랑에 목숨을 건 노먼(로널드 픽업)과 매지(셀리아 아임리), 오직 필요한 수술을 위해 인도를 찾은 뮤리엘(매기 스미스) 이렇게 7명의 캐릭터들은 익숙한 곳을 떠난 낯선 환경 속에 적응하며 차츰 변화해간다.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해지고 육체는 노쇠해졌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은 변화한다. 그리고 영화는 "모든 변화에 기쁘게 반응하세요"라는 대사처럼 낯선 변화에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라며 관객들을 독려한다. 극장을 나서는 이들에게 마음을 치유해주는 힐링무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일본 영화 '술깨'는 알코올 의존증 사고뭉치 아빠가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진해서 알코올 병동에 입원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사건을 그린 코믹 가족 드라마. 평범하지 않은 환자들과의 생활, 개성이 강한 의사와의 치료 등 본인의 의지박약한 마음과 더불어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기만 한 생활 속에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부인과 가족의 깊은 애정이 주인공을 변화하게 만든다.
이러한 가족의 정은 보는 관객들에게 '가족이 함께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일본판 존 레논&오노 요코'로 불리는 전쟁 카메라맨 가모시다 유타카와 그의 아내인 유명 만화가 시이바라 리에코의 삶을 담은 동명소설을 영화화해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바쁜 삶 속에 잠시나마 가족의 소중함을 잊었던 이들에게 진정한 '힐링무비'의 역할을 하며 관객 자신을 되돌아보게끔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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