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타이밍이기는 했으나 2아웃이니 어쨌든 무조건 뛰는 쪽이 나았다. 잘 뛴 (정)수빈이도 팔을 돌린 김민호 코치도 모두 잘했다".
행운이 따른 결과. 그러나 감독은 결과보다 과정을 더욱 칭찬했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전날(7일) 잠실 LG전서 우중간 3루타 후 홈까지 쇄도해 득점을 올린 정수빈(22)과 3루 코치 박스에 있던 김민호 주루 코치의 기를 북돋워주었다.
김 감독은 8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날 1-1로 맞섰던 연장 11회초 2사 주자 없는 순간 우중간 3루타를 때려내고 홈까지 대시해 득점까지 성공한 정수빈의 플레이를 복기했다. 정수빈은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치고 홈까지 돌아 들어가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보여줬다.

그러나 상대 수비 중계가 빨라 아웃이 당연해보였던 장면. 여기서 포수 윤요섭의 포구 실책이 나왔고 정수빈은 윤요섭에게 안기듯이 달려든 뒤 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찍었다. 비록 11회말 2-2 동점을 허용하며 결승득점이 되지는 않았으나 경기를 뒤흔들었던 장면임에 분명하다.
그에 대해 김 감독은 "정수빈이 3루를 돌 때 나도 '무조건 뛰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웃타이밍이었으나 2아웃이었던 만큼 적극적으로 뛴 과정을 높이 산다"라고 이야기했다. 만약 윤요섭이 잡았더라면 정수빈은 횡사에 김 코치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과정을 더욱 중요시했다.
"정수빈이 과감히 뛰면서 상대의 허를 찔러 수비 교란을 시킬 수도 있었다. 수빈이도 잘 뛰었고 김 코치도 팔을 잘 돌렸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김 감독은 상대가 생각지 못하는 베이스러닝을 보여주던 2000년대 말 '육상부 야구'의 부활에도 중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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