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로 등판하던 때 16연속 볼을 던지며 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외국인 투수. 선발로 나서 다시 제 몫을 해주는 듯 했으나 또다시 제구난으로 인해 경기를 일찍 그르치고 말았다. '100마일의 사나이' 레다메스 리즈(29, LG 트윈스)가 팀에 커다란 고민거리를 안겼다.
리즈는 8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등판했으나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2피안타(사사구 4개) 4실점으로 0-3으로 뒤진 1회초 무사 만루 이원석 타석서 신인 좌완 최성훈에게 바통을 넘겼다. 승계주자 중 1명이 홈을 밟으며 리즈의 최종 실점은 4점이 되었다.
1회초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우전 안타,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한 리즈는 이성열의 높이 뜬 타구가 중견수 이대형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며 선실점했다. 이후 리즈는 김현수, 양의지를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2실점 째를 기록하고 윤석민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0-3에서 강판당했다. 이원석의 유격수 땅볼 때 김현수가 홈을 밟아 LG는 두산에 1회초서만 4점을 내주고 말았다.

총 26구 투구 중 스트라이크 10개, 볼 16개로 제구가 불안했다. 스트라이크, 볼 비율은 둘째치고 어이없는 공이 나왔다는 것이 문제였다. 가뜩이나 팀은 전날(7일)까지 3연패로 주춤하며 리즈의 오른 어깨에 큰 기대를 걸었던 시점에 0이닝 4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팀은 3-9로 완패했다.
결과적으로 LG는 우천 휴식 한 경기를 제외하고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패하며 시즌 전적 32승 2무 38패(8일 현재)로 7위 자리에 그대로 머물렀다. 7일 두산전서 벤자민 주키치의 7이닝 무실점 쾌투에도 불구 뒷심 부족으로 인해 2-3 뼈아픈 연장전 패배를 맛본 LG는 리즈가 자멸투로 무너지며 큰 타격을 입었다.
첫 날은 야수 엔트리를 거의 다 소진해 선발요원 김광삼이 대주자 출장했을 정도로 체력 소모가 큰 경기였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는 리즈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계투 요원을 울며 겨자먹기로 소모해야 한 경기다. 2연전서 LG가 얻은 것은 최근 4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는 것과 잠실 홈 11연패라는 불명예 뿐이었다.
광속구를 던지는 리즈는 팀원들과 화합하려 노력하는 유순한 성격의 소유자다. 빼어난 구위도 구위지만 착한 성품을 지니고 있어 코칭스태프의 신뢰도가 높은 투수. 그러나 팀을 위해 반드시 호투를 펼쳐야 할 순간 들쑥날쑥한 제구로 인해 경기를 그르치고 27개의 아웃카운트 책임을 후속 투수들에게 너무도 허무하게 넘겨버리고 말았다. 마무리 봉중근의 부상 이탈과 팀의 연패 속에서 나온 리즈의 0아웃 강판은 굉장히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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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