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겨서 기분이 좋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이 이제야 웃었다. 류현진은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2피안타 3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치며 팀의 5-0 영봉승을 이끌었다. 지난 5월13일 대전 롯데전 이후 7경기·56일만의 시즌 3승. 탈삼진 117개로 이 부문 1위를 확고히 한 가운데 평균자책점도 3.07에서 2.81로 끌어내렸다.
경기 후 류현진은 "오랜만에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은 뒤 "매경기 점수를 내줬는데 오늘은 점수를 주지 않은 게 좋았다. 2회 선취점이 난 이후 점수를 주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독한 승리 불운에도 그는 "그동안 마음 고생은 전혀 없었다. 주위에서 자꾸 불운이라고 하는 바람에 그렇게 보였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류현진은 총 112개 공을 던진 류현진은 최고 150km 직구(56개)를 중심으로 서클체인지업(25개) 커브(22개) 슬라이더(10개)를 섞어던졌다. 특히 커브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난게 특징. 1회 1사 2루와 6회 1사 1·2루에서 조인성을 삼진 잡은 것도 커브였다. 류현진은 "요즘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많이 노려서 커브를 던진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화끈한 지원 사격을 날린 4번타자이자 절친한 형 김태균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류현진은 "태균이형이 홈런을 쳐줘서 고맙지만 1경기에 1개씩만 계속 쳐주면 좋겠다"는 농담으로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몸 상태는 좋다. 남은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목표로 하겠다.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삼진은 무조건 1위를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불운에 갇혀있던 괴물이 좌절의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시작했다.
waw@osen.co.kr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