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극 이끈 SUN의 필승 계투책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7.08 20: 39

필승의 계투책.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넥센의 경기는 마운드의 필승계투책이 무엇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한 판이었다. 선동렬 KIA 감독은 타선이 터지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펼치면서도 고비마다 과감하고도 치밀한 계투책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수완을 보였다.  
1-1로 팽행한 5회말 2사후 KIA 선발 서재응이 넥센 서건창에게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맞았다. 선동렬 감독은 돌연 이강철 투수코치를 내보내 서재응을 강판시키고 불펜에서 대기시킨 앤서니를 올렸다. 예정된 수순으로 보였다.  앤서니는 비로 인해 두 경기나 취소되면서 실전이 필요했다.  

그러나 투입시기는 의외였다. 서재응은 선발투수였고 투구수는 72개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3일(화) 두산전 이후 나흘만의 등판, 그리고 1루 주자가 발이 빠른 서건창, 다음타자 장기영이 3루타를 터트렸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가 투구폼이 빠르고 속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선택한 이유인 듯 했다. 앤서니는 도루를 허용했으나 장기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잘 던지던 앤서니는 7회말 흔들렸다. 1사후 2루타를 맞고 몸에 맞는 볼과 볼넷까지 허용, 만루위기에 몰렸다. 좌완투수가 예상됐으나 우완 필승맨 박지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서건창은 1루 땅볼, 장기영은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믿을만한 필승 좌완투수가 없기 때문인지 곧장 박지훈 포석을 두었다.
8회말 박지훈이 첫 타자 이택근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다음타자 박병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이택근이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로 2루까지 달렸다. 허를 찔린 KIA는 당황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박지훈은 대타 강병식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까지 유리하게 끌고갔다. 순간 돌연 이강철 투수코치가 나와 좌완 박경태를 올렸다.
반드시 삼진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박경태는 기대대로 변화구를 던져 삼진을 잡았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좌투수가 올라갔으니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판단이 적중했다. 선 감독이 가끔 내놓은 기용법이다. 박경태이 내려갔고 유동훈이 바통을 이었다.
유동훈은 3유간을 빠지는 안타를 맞았으나 좌익수 김원섭의 정확한 홈송구로 잡아내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병식 타석에서 주자를 3루까지 진출시키기 않고 삼진을 잡아낸게 결과적으로 승리로 연결됐다. 선 감독은 9회초 역전에 성공하자 9회말 최고령 소방수 최향남을 내보냈고 최향남은 1안타 무실점 호투로 경기를 매조졌다. 투수로 엮어낸 역전극이었고 팀은 2연패 위기를 딛고 승룰 5할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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