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수원전서 선방보다 더 빛났던 것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7.09 07: 50

'백전노장' 김병지(42, 경남)는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는 수원과 경기서 선방쇼를 펼친 것은 물론 프로선수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보여줬다.
경남은 지난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라운드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서 2골을 터트린 김인한의 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김인한과 까이끼(1골 1도움), 강승조(2도움)이 공격에서 불을 뿜었다면 수비에서는 최영준과 정다훤이 큰 활약을 선보였다. 또 골키퍼 김병지는 무실점으로 선방쇼를 펼치며 선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의 활약은 경기 초반부터 시작됐다. 김병지는 전반 5분 수원 에벨톤의 정확한 프리킥을 막아낸 데 이어 후반 15분 스테보의 강력한 중거리 슛도 몸을 날려 쳐냈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이상호의 페널티킥까지 정확하게 예측해 막아내며 팀의 완승에 힘을 보탰다. 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친 김병지는 통산 무실점 경기 기록을 202경기로 늘렸다.
선방을 펼친 김병지가 더욱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인 부분이 있었다. 바로 후반 추가시간 이상호에게 페널티킥을 내준 상황. 이미 팀은 3-0으로 이기고 있었기 때문에 승부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따라서 부담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지만 김병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페널티킥을 내준 유호준에게 다가가 거칠게 다그쳤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경기 후 김병지는 유호준에게 다그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대구와 경기서도 유호준이 무리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당시에도 유호준이 집중력을 살리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실수에 대해 설명해 줘야 했다"고 말했다.
김병지의 이야기처럼 이유는 단순했다. 또 무리하게 그럴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 선수로서 팬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보여줘야 하고 팀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 축구에서 김병지의 지적은 정확했다.
1992년 프로에 데뷔한 김병지는 K리그서 총 588경기에 나섰다. 지난 2009년부터 경남의 수문장을 맡고 있는 그는 철저한 몸관리를 통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K리그의 대표적인 선수상. 그런 그였기에 후배에게 지적한 부분은 확실했다.
평소에도 후배들은 김병지를 잘 따른다. 특별히 챙겨주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 할 소양에 대해서 확실하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이날 김병지가 보여준 모습은 경남 선수들뿐만 아니라 수원 선수들도 배워야 할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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