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의 잔인한 꼬리잡기 게임이 시작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 상무가 지난 8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0라운드 경기서 홈팀 부산 아이파크와 포항 스틸러스를 물리치고 각각 승점 3점을 챙겼다.
말 그대로 하위권의 반란이었다. 상위권 도약을 꿈꾸며 안방에서 하위권 팀을 맞아 승점을 확보하려했던 부산과 포항은 이들의 반란에 덜미를 잡히며 각각 순위 변동 없이 6위와 8위에 머무르게 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지켜보며 패한 당사자보다 더 좌불안석했을 이들이 있다. 바로 인천 상주와 함께 강등권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강원FC와 대전 시티즌이 그 주인공이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인천은 3승9무8패(승점 18)로 단숨에 15위에서 13위로 뛰어올랐다. 상주 역시 4승2무13패(승점 17)로 이날 경기가 없었던 강원(5승2무12패, 승점 17)을 골득실차로 제치고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경기를 한 번 치를 때마다 꼴찌가 바뀐다. 그야말로 꼬리잡기 게임이다. 20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현재 상하위 스플릿이 결정되는 30라운드까지 불과 10경기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 어느 팀이 최하위에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 ⅔의 일정을 소화해낸 가운데 인천 상주 대전 강원이 최하위 2개 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잔인한 꼬리잡기 게임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졸지에 15, 16위로 밀려난 대전과 강원은 속이 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두 팀은 오는 11일 열리는 20라운드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그야말로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격이다.
현재 분위기는 대전이 더 좋은 편이다. 5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좋은 성적을 기록한 대전은 최근 부산에 1-3 패배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으나 부산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케빈과 이웅희 이호가 모두 돌아올 예정이다.
강원이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라는 점도 대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상호 감독과 코칭스태프 대부분이 사실상 경질된 강원의 팀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새로 부임하는 김학범 감독은 9일 오후 입국 예정이라 선수단에 합류할 시간조차 촉박하다.

11일 경기에서 이기는 팀은 단숨에 12위로 도약할 수 있다. 반면 지는 팀은 최하위로 떨어지게 된다. 두 팀 모두 꼴찌를 벗어나 중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
20라운드 인천과 상주의 승리로 뜨겁게 불붙은 강등권의 꼬리잡기 게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이들의 잔인한 꼬리잡기 게임은 지금 막 시작된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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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거둔 인천 선수단(위) 경합 중인 대전-강원 선수들(아래, 대전 시티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