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셔너 권한이 부족하다. 이점을 빨리 고쳐야 한다.”
프로야구 전직 감독 중 최고령 어우홍 전 감독이 10구단 창단이 난항을 겪고 있는 요인으로 커미셔너의 권한 부족, 즉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의 힘이 약한 것을 꼽았다.
어 전 감독은 9일 서울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촉구하기 위한 프로야구 전직 감독들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초대 커미셔너인 케네소 랜디스의 예를 들며 10구단 창단과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커미셔너 제도가 제대로 확립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 전 감독은 “메이저리그의 경우 1920년에 커미셔너 제도가 생겼다. 당시 판사 출신 케네소 랜디스가 입법·사법·행정 권한을 다 받았다”며 “우리는 구단주 회의, 이사회가 3권을 잡고 있는 제도다. 우리는 커미셔너 제도가 일본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 이점을 빨리 고쳐야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 전 감독은 “초창기 미국도 커미셔너 제도가 확립되기 전에는 상당히 문제점이 많았다. 선수들 계약서 문제가 있었고 텍사스, 애리조나주가 다른 리그로 갈려 있었다.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리그의 각기 다른 계약 조항도 문제였다”며 “하지만 커미셔너 제도가 정착된 후 미국 북부에도 프로야구 사업이 실행됐고 지역 사회에 큰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됐다. 야구는 야구팬의 것이다. 판사 출신의 커미셔너가 나타나 프로 야구와 관련된 도박, 약물, 계약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고 프로 야구팬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었다”고 이야기 했다.
구단 증설 문제와 관련해서도 “메이저리그는 1976년까지 16개 구단으로 운영됐었다. 당시 메이저리그도 기존 팀들이 구단 확정을 반대했는데 커미셔너가 구단에 설득을 해서 북부지역에도 야구팀을 만들었다”며 “미국의 경우, 소수의 구단이 반대해도 커미셔너가 최후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커미셔너가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 전 감독은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의 시기상조 요인으로 꼽은 아마추어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어 전 감독은 “내가 프로 감독 시절 우리나라에 고교 야구팀이 59개였고 프로야구 팀이 6개였다. 현재 53개 고교팀으로 10구단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는데 고교야구 선수수로 보면 지금이 더 많다. 당시에는 한 고등학교 당 선수가 16명이 있었다. 근데 이제는 50명이 넘는다. 당시 기준으로 보면 100개 이상의 고교팀이 있는 셈이다”고 이사회의 논리가 잘못됐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어 전 감독은 “프로야구 드래프트를 통해 매 년 700여명의 실업자가 생기고 있다. 10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구단이 하나 있는 걸로 아는데 반대 구단 구단주께서 직접 나오셔서 야구팬 앞에서 (10구단 창단이) 안 되는 이유에 대한 해명을 직접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프로야구 전직 감독으로 강병철, 강태정, 김성근, 김응룡, 김인식, 이광환, 박영길, 박종훈, 배성서, 서정환, 성기영, 어우홍, 유남호, 윤동균 전 감독이 참석했고 김성한, 신용균, 양상문, 우용득, 이광은, 천보성, 이희수, 조범현, 허구연, 김재박, 백인천 전 감독이 성명서를 통해 뜻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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