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오재일 트레이드, 후속타 가능성 있을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7.10 11: 38

당장 외야진이 궁한 상태에서 장타력이 뛰어난 외야수를 보냈다. 성적을 포기하고 리빌딩을 일찌감치 생각하는 팀이라면 모를까 현재 3위 팀. 그것도 순위 경쟁 중인 팀에 선수를 보내고 유망주를 받았다. 9일 넥센 히어로즈와 이성열(28)-오재일(26) 맞트레이드를 단행한 두산 베어스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두산과 넥센은 9일 오후 이성열과 오재일을 맞교환하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성열은 2010시즌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하며 두산 20홈런 5인방 중 한 명으로 파괴력을 보여줬던 타자. 그에 반해 오재일은 1군 통산 183경기 1할8푼5리 6홈런 41타점으로 경력이 일천한 좌타자다. 기록만 보면 두산이 밑지는 장사다.
올 시즌 중용되지는 못했으나 이성열은 초구, 2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스타일이라 김진욱 감독의 스타일과 약간 맞지 않았을 뿐 넥센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타자다. 김시진 감독이 애초부터 이성열의 파괴력을 탐낸 덕분에 트레이드 협상이 시작되었고 넥센은 이성열을 외야 수비 대신 타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명타자로 출장시킬 전망. 넥센 입장에서는 확실한 한 방을 갖춘 왼손 타자를 보강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두산은 현재 외야수 충원이 필요한 상태에서 한 명의 외야수를 보냈다. 새해 벽두 신인 이규환의 비명횡사에 이어 베테랑 임재철이 오른손 소지 골절상으로 재활군에 있는 가운데 퓨처스팀 상황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한 방을 갖춘 스위치 타자 국해성은 외야 수비가 좋은 편이 아니고 발 빠른 정진호는 타격 능력이 아쉽다. 신인 신동규는 주루-송구 능력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포수 출신 김재환은 1루 요원으로 보는 것이 낫다.
오재일의 경우도 외야 가능성을 타진한 적이 있으나 실패한 바 있다. 2010시즌 넥센은 덕 클락을 시즌 도중 떠나보내고 장영석과 함께 오재일의 외야 가능성을 고려해보기도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여기에 지난 시즌 중 동기생 박병호가 입단하며 오재일의 팀 내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일발장타력을 지녀 2군에서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나 1군에서는 기량을 떨치지 못하고 결국 트레이드로 새 둥지를 찾은 오재일이다.
시즌 후 두산에는 민병헌, 오현근, 박건우(이상 경찰청) 등 외야수들이 복귀한다. 그러나 현재 외야진으로 시즌 절반을 보내기는 무리가 있다. 주전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상 여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의 내야진을 탐내는 지방 구단들이 있는 가운데 두산이 반 시즌 동안 1군에서 교체 요원으로 쏠쏠히 활약해 줄 외야수를 보강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팀 내에서도 어느 정도 후속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이미 선수단에 대해 "가장 트레이드 수혈이 시급한 위치는 외야진"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선수는 "오재일이 어떻게 성장할 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이성열의 가치가 아까운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후속 트레이드 가능성은 충분하다"라는 말로 또 다른 선수 거래가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구단 고위 관계자도 "이해관계가 맞는다면 트레이드는 언제든지 성사될 수 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두산은 당장의 성적 만이 아니라 점진적 세대교체 및 팀 컬러 변혁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후속 트레이드로 공수를 모두 갖춘 주전급 외야수를 보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미래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유망주가 아니라면 시즌 후 과잉전력이 될 수도 있으나 일단 반 시즌 동안 팀에 공헌해 줄, 타격은 아쉬워도 발 빠르고 수비 좋은 외야수가 보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시즌 후 NC가 각 구단 별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을 한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까지 두산 지휘봉을 잡았던 김경문 감독을 비롯, NC에는 두산 선수 팜을 잘 아는 코칭스태프가 많다. 지난해 팔꿈치 재활에 몰두했던 3년차 사이드암 이재학을 NC가 지명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회복세를 가장 최근까지 지켜봤던 코칭스태프와 관계자가 많아 이뤄진 것이다. 그만큼 두산이 팀에서 현재 확실하게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를 놓고 타 구단과 거래를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금만 받고 뺏기느니 NC 측에서 잘 모르는 유망주나 1군 백업 급 선수를 데려와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지난 시즌 두산의 성적이 추락한 데에는 이종욱, 임재철 등 1군 외야수들의 잇단 부상에도 큰 이유가 있었다. 1년 전 전례가 있음에도 두산은 트레이드 전날(8일) 결승타를 때려낸,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를 떠나보내고 좌타 1루수를 받았다. 9일까지 두산의 시즌 전적은 38승 1무 33패로 선두 삼성과 두 게임 차. 시즌 성적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점에서 일어난 두산의 트레이드는 후속타로도 이어질 것인가. 그리고 두산은 이성열의 이적 공백을 딛고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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