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 송승준(32)이 5년 만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1군 엔트리 명단 변동을 공시했다. 롯데에서는 유일하게 송승준만 1군에서 빠졌다. 이스턴 리그 올스타 투수로 뽑힌 송승준은 데뷔 첫 해였던 2007년 엔트리에서 한 번 빠진 이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이름이 빠졌다.
올 시즌 송승준은 16경기에서 4승8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최근 7경기에서 4연패로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75로 주춤하다. 올 시즌엔 송승준이 호투를 펼치는 날 타선이 침묵하는 등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이번에 송승준이 전격적으로 빠진 이유는 왼쪽 골반 통증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 송승준은 투구 도중 왼쪽 골반 근육 경직으로 교체됐었다. 또한 고질병인 오른쪽 엄지 내성발톱이 다시 송승준을 괴롭히고 있다.
송승준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다. 이번 2군행이 5년 만의 일일 정도로 자기관리가 뛰어난 선수다. 게다가 선발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고 자리를 채운다. 데뷔 후 매년 25경기 이상 출전하고 있으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5년 연속 세 자릿수 이닝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 양승호(52) 감독은 "길게 보고 승준이를 2군에 내렸다. 끌고가는 것 보다 한 번 쉬어가며 완벽하게 안 좋은 곳을 치료하고 올리는 게 좋다고 봤다"면서 "이번에 내려가면 대략 20일 정도는 안 올라올 것이다. 올스타전도 못 나가게 됐으니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뒤 여유있게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송승준이 빠진 뒤 생긴 선발진 공백이다. 이미 우완 이용훈(35)이 지난 3일 좌측 등배근육 경직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 고원준이 1군에 복귀한 뒤 2연승을 거두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와중에 선발진이 다시 삐걱거릴 위기다.
이에 양 감독은 "금요일에 이용훈이 돌아오니 큰 걱정은 없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대로 이용훈을 정확히 열흘 만에 1군에 복귀시키는 것. 일단 KIA와의 원정 3연전에서 라이언 사도스키-고원준-쉐인 유먼이 나서고 한화와의 주말 3연전에 맞춰 이용훈을 복귀시킨다는 복안이다. 게다가 장마철이기에 탄력적으로 선발투수 운용이 가능하다.
양 감독은 올 시즌 서두르지 않고 부상 선수들은 가급적이면 2군에 보내면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진정한 승부는 부상·체력과의 싸움이 시작될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부상선수를 관리하면서도 롯데는 선두 삼성에 반 경기 뒤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승패 마진은 +8. 힘을 비축하고 있는 롯데가 지난해와 같이 후반기 상승세를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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