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명품 드래프트로 남을 것인가.
올 시즌 반환점을 찍은 상황에서 2012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신인 투수들이 벌써부터 팀의 주축으로 올라서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투수 중 LG 임찬규 홀로 활약했던 것을 돌아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사이드암 투수의 강세가 돋보이는데 넥센 한현희, 두산 변진수, 삼성 심창민이 신인답지 않게 두둑한 배짱을 무기삼아 마운드를 지키는 중이다.

이들 외에도 넥센 내야수 서건창과 신인왕 경쟁에 임하고 있는 KIA의 우완 정통파 투수 박지훈, LG의 좌완 선발투수 최성훈도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투수가 됐다. 2012시즌 프로야구를 풍족하게 만드는 신인투수들의 활약상을 짚어본다.
▲ 한현희·변진수, 프로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숙명의 라이벌
지난해 고교 사이드암 투수 랭킹 1, 2위를 다투던 경남고 한현희와 충암고 변진수가 각각 넥센과 두산 유니폼을 입고 라이벌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한현희는 신인답게 패기를 앞세워 활약 중이다. 개막전부터 팀의 승리를 마무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현희는 한 차례 2군으로 내려갔지만 다시 1군 엔트리에 진입한 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147km까지 나오는 빠른 직구와 고교 시절 주무기였던 슬라이더, 그리고 새로 장착한 체인지업까지 자유롭게 구사하며 평균자책점 3.86 피안타율 2할2푼4리를 기록, 올해 넥센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현희가 패기와 구위를 앞세운다면 변진수는 침착함을 무기삼아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5경기 연속 완투승과 함께 충암고의 우승을 이끈 변진수는 16강전 경남고 한현희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바 있다. 한현희보다 1군 엔트리 진입은 늦었지만 1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를 마크, 고창성의 뒤를 잇는 두산의 특급 사이드암 투수로 성장 중이다. 한현희 만큼의 빠른 공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로케이션이 낮게 형성되며 신인임에도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할 줄 안다.
▲ 박지훈·심창민, 막강 구위로 불펜 필승조 합류
KIA의 대졸신인 박지훈과 삼성의 중고신인 심창민의 활약도 눈에 띈다. 두 투수는 이미 불펜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 불펜 필승조에 합류했다.
박지훈은 일찍이 KIA 선동렬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으며 불펜의 핵으로 자리하고 있다. 직구에 힘이 있고 포크와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하게 형성, 선 감독이 벌써부터 박지훈을 차기 KIA 마무리 투수로 바라보고 있을 정도다. 시즌 초 KIA 불펜이 흔들릴 때 박지훈이 불펜을 바로 잡았다. 박지훈은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평균자책점 2.82 9홀드를 기록 중이다. 최근 체력적으로 힘이 부친 모습을 노출하고는 있지만 신인투수 중 가장 꾸준히 1군 엔트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신인왕 후보로 손색이 없다.
심창민은 지난해 어깨 재활 훈련에만 몰두, 1군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올 시즌 2군 마무리 투수를 거쳐 1군 엔트리에 진입, 벌써부터 ‘포스트 임창용’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임창용과 마찬가지로 심창민의 주무기 역시 낮게 깔리는 140km 후반대 강속구. 1군 데뷔전이었던 4월 28일 문학 SK전에서 2이닝 4탈삼진 퍼펙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심창민은 시즌 초 불펜 필승조에 합류하며 흔들렸던 삼성 불펜을 바로 잡는데 힘을 보탠 바 있다. 올 시즌 심창민은 26경기·30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08 2홀드를 올리는 중이다.
▲ 최성훈, 유일한 신인 선발투수
지난해 팀 내 2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좌투수 최성훈은 빼어난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으로 마운드 위의 ‘작은 거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최성훈은 상대 타자와의 몸쪽 승부를 주저하지 않으며 내야 땅볼 유도에 능하고 커브로 불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능력도 있다. 선발 데뷔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는데 5월 2일 청주 한화전에서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인 류현진을 상대로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프로 첫 선발 등판 경기부터 선발승을 이뤘다. 이후에도 최성훈은 지난 1일 문학 SK전에선 2회 이후 강판된 김광현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며 팀 내 선발진 경쟁에서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성훈은 13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98 3승 4패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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