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범 “내 안에 옴므파탈 있다..연기변신 꿈꿔” [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07.10 09: 59

“우리 범이!”
tvN 월화드라마 ‘아이러브 이태리’에 출연 중인 김기범은 현장에서 ‘우리 범이’로 통한다. 정해진 시간보다 30분~1시간 정도 먼저 도착하는 성실한 태도와 제작진과의 끈끈한 유대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김기범을 수식하는 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가수, 아이돌, 꽃미남, 한류스타 등등 다양하다. 하지만 2012년 여름의 김기범을 제대로 표현하는 단어는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배우’ 김기범일 것이다.

‘아이러브 이태리’에서 김기범은 14세의 전도유망한 수영 꿈나무에서 하루 아침에 25세 성인 남성으로 광속 성장한 금은동을 맡았다. 과거 드라마 ‘반올림’, ‘눈꽃’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그지만 ‘아이러브 이태리’의 주인공 자리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주연이라는 자리는 당연히 부담스럽죠. 예전에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을 때와 ‘아이러브 이태리’의 주연을 맡았을 때의 저는 많이 다르거든요. 전작인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하면서 한석규 선배님을 뵀어요. ‘뿌리 깊은 나무’에서 한석규 선배님은 극의 중심을 끌고 나가는 역할을 하셨거든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주인공이 됐을 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 “오글거리는 은동이 대사, 너무 힘들어요.”
“보고싶어서 지금 못 보면 안될 것 같아서 왔어요. 약속해요. 나 무슨 일 있어도 태리 떠나지 않을 거예요. 내 눈은 태리만 보고 내 입은 태리만 말하니까.”
금은동이 박물관장실을 뛰어들어와 이태리(박예진 분)를 안으며 한 말이다. 로맨틱한 이 대사 때문에 김기범은 애를 먹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자친구를 위한 이벤트 한 번 해준 적 없다는 무뚝뚝한 성격의 소유자가 입만 열면 청산유수로 사랑 고백을 해대는 금은동 때문에 기가 눌린 것이다.
“‘아이러브 이태리’ 정말 좋거든요. 그런데 딱 한 가지, 오글거리는 (금)은동이 대사가 정말 힘들어요. (웃음) 화면으로 볼 때는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계신데 제가 말할 때는 죽겠어요. 감독님하고 상의도 많이 하긴 하는데 오글거리는 대사를 오글거리지 않게 연기하는 일이 제일 힘드네요.”
김기범은 금은동이 되기 위해 세심하게 캐릭터를 분석했다. 그가 바라본 금은동은 엄마를 어머니라 부르는 14세의 의젓함과 어린 나이에 맞은 정혼자를 사랑의 감정으로 대하는 성숙함을 가진 인물이다. 종영까지 2회만 남은 상황에서 김기범은 자신이 만든 금은동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비슷하게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중간에 아쉬운 부분이 보이긴 했지만요. 촬영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놓치는 게 아쉬워요.”
#2. “‘빅’ 때문에 우리 은동이가 달라졌어요”
‘아이러브 이태리’는 비슷한 시기에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빅’과의 경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이러브 이태리’에 김기범이 있다면 ‘빅’에는 공유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작품을 통해 청소년의 멘탈에 성인 남성의 몸을 갑작스럽게 갖게 된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 ‘빅’에는 18살 남자 고등학생에서 30살로 점프하는데 은동이랑 비교하면 완전히 어른이죠. 우리 드라마와 어떤 차이를 두어야 할까 많이 고민했어요. 감독님하고 두 달 동안 상의를 해 어른스러운 은동이를 만들었는데 대본 리딩 때, 그러니까 촬영을 일주일 앞두고 다시 어린 느낌의 은동이로 가자고 했어요. 여러 번 은동이가 달라졌죠.”
고민을 한 보람이 있었다. 이제 금은동은 완전히 김기범의 것이 됐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어요. 다행히 지금 ‘아이러브 이태리’를 봐 주시는 분들이 ‘빅’과 이미지가 전혀 겹치지 않는다고 해주시니까 기뻐요. 작품을 할 때 캐릭터도 안 잡고 가는 배우들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나중에 자기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드라마 시작하기 전부터 대본을 읽을 때도 굳이 감독님 옆에 가서 대본을 읽었어요. 익숙해지려고, 또 익숙해지시라는 의미였죠. 이렇게까지 캐릭터에 열중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김기범은 조금씩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배우라는 표현이 자신을 위한 맞춤형 수식어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진정성 있는 연기자이길 꿈꾸는 김기범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여러 벌의 옷 중 하나를 꺼내 입을 작정이다.
“저의 실제 모습이 담긴 캐릭터가 하고 싶어요. ‘뿌리 깊은 나무’와 ‘아이러브 이태리’에서 한 연기에는 저의 모습이 많지 않았죠. 저와 맞는 캐릭터를 연기 한다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지는 않을까라고 욕심을 내봐요. 예를 들면, 영화 ‘연애의 목적’에서 박해일 선배님이 맡았던 캐릭터요. 어떻게 보면 옴므파탈인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내 안에 옴므파탈의 기운,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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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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