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달따’ 문보령 “10년 무명끝에 주연, 용쓰고 있죠”[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7.10 11: 07

문보령, 보자마자 ‘헉!’ 소리가 나왔다. 작은 얼굴과 큰 눈, 말 그대로 인형 같은 미모가 절로 “예뻐요”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드라마 속 냉소적인 차경주 이미지를 생각나게 했지만 말을 하다 보니 이 배우, 정말 ‘참하다’.
문보령의 ‘참함’은 KBS 1TV 일일드라마 ‘별도 달도 따줄게’의 차경주와 같이 가슴 속에 뜨거운 야망을 품고 성공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용쓴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용쓰고 있어요. 옷이나 사람한테 욕심부리는 것도 없고 일에서만큼은 정말 욕심이 있어요. 어쨌든 배우는 대중에게 보이는 거니까 인정받고 싶고 나의 연기를 모니터했을 때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죠.”

문보령이 이처럼 욕심을 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올해 서른인 그는 무명생활만 거의 10년을 보냈다. 3년, 5년, 8년도 아닌 10년간 묵혀뒀던 욕심을 다 쏟아 붓고 있다. 이제야 서서히 빛을 보고 있는 문보령이 용 쓸 정도로 욕심내서 연기하고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욕심이 본인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욕심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다들 내려놓으라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죠. 자기 마음을 놓고 욕심을 버리는 게 힘든데 요즘 그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누가 저에게 못한다고 하지는 않아요. 다들 다독여주는데 혼자 앓고 있어요. 그것 때문에 초반부터 지금까지 아주 힘들었죠. 근래 들어서 편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러나 문보령은 10년의 무명 동안 샛길로 빠지지 않고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연기 하나만 바라보고 왔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죠. 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일이 없이 일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괴로웠어요. 물론 배우 중에 어린 나이에 알려지고 잘 된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잖아요. 그분들은 그 시간이 얼마나 괴로운지 알 거예요. 그 시간을 잘 버텨 왔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기지개를 켠 문보령, ‘별도 달도 따줄게’에서 불우했던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현실의 벽을 넘어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당찬 커리어우먼을 연기하며 ‘2012 워너비 여성상’으로까지 자리매김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어서 영광스러운 반면 부담이 커요. 그리고 촬영분량이 많아서 아직 인기를 잘 모르겠어요.(웃음)”
드라마가 시작한지 3개월 정도. 오로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문보령은 결국 몸에 이상신호까지 왔다. 그러나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보령은 자신을 괴롭히면서 죽도록 연기하는 사람이니까.
“제가 하고 있는 일이 행복하고 즐거우니까 몸에서 이상신호가 오기 전까지는 몰라요. 한 달 전에 임파선이 붓더라고요. 그런데 일할 때는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힘들다고 말해본 적이 없어요. 연기를 하게 돼서 매일매일 감사하죠.”
인터뷰가 끝나고 나니 ‘이 배우 괜찮네’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문보령, 역시 얼굴만 예쁜 배우가 아니었다. 문보령을 고통스럽게 했던 10년의 무명은 그를 더욱 단단하고 만들었고 결국 문보령이 일일극 주연 자리까지 거머쥘 수 있게 했다.
“‘별도 달도 따줄게’가 종영하는 11월까지는 경주에게 매진하고 후회하지 않게 다 쏟고 싶어요. 어떤 배우를 보면 드라마가 됐든, 영화가 됐든 저 캐릭터는 저 배우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전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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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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