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선수단, 지역 학생들의 축구 멘토 자청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7.10 15: 02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이 지역 청소년들의 '축구 멘토'를 자청하고 나섰다.
포항 선수단은 매주 금요일 축구 클리닉을 실시하며 학생들에게 축구 기술을 전수해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일 이동중학교에서 실시한 축구 클리닉은 조금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 우천으로 운동장에서 축구 클리닉을 실시할 수 없었던 것. 대신 선수들과 학생들은 강당으로 모였다. 축구 클리닉을 대신해 학생들이 그 동안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직접 묻고 선수들이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축구 클리닉에 참가한 김선우, 황정수, 김찬희는 학생들의 난감한 질문에도 재치있는 답변으로 응수하며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내에서 처음 열리는 클리닉이라 선수와 학생 모두 초반에는 어색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계속 이어졌다.

이동중학교는 현재 2012 포항시장배 챔피언스리그에서 1승 1무 2패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학생들이 성적 부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몇몇 학생들이 성적 부진에 대해서 "공격수들이 골을 넣지 못한다'고 말하자, 김선우는 "공격수가 골을 못 넣어도 수비가 잘한다면 최소한 비기기라도 한다. 실점을 허용해서 경기에 패했다는 것은 수비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답한 후, "팀웍이 중요하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화합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선우는 골키퍼를 맡고 있는 학생이 고민을 털어놓자 단상으로 직접 불러 골키퍼 지도를 맡기도 했다. 직접 시범을 보이며 공격수의 입장에서 바라 본 골키퍼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알려줬다.
작은 키가 고민이라는 학생도 있었다. 포항 선수 중 최장신 선수인 김선우는 "키가 전부는 아니다. 키 크기로만 따지면 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축구 잘하는 선수였을 것이다”라고 답변해 한바탕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지금과 같은 시기에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칭이 하기 어렵다면 매일 기지개를 10번씩 켜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 주며 "스무살 까지 키가 안 자라면 형한테 연락하라"는 재치있는 말도 덧붙였다.
왼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싶다는 한 학생의 질문에는 "너무 부담을 갖지 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인 라이언 긱스도 오른발은 잘 쓰지 못한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한 발이라도 더 잘 쓰는 선수가 좋은 선수"라고 격려했다.
이동중학교 축구부를 지도하고 있는 원상득 코치는“경기장에서 보던 선수들이 실제로 학교를 찾아와 아이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축구도 알려주니 아이들이 무척 만족하는 눈치다. 오늘 만난 선수들과 나중에 경기장에서 만나면 더욱 친근감이 생길 것 같다. 아이들이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갖게 해준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축구 클리닉이 끝난 후 소감을 밝혔다.
맑은 날은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뛰며 신체의 건강함을, 흐린날은 실내에서 아이들의 고민까지 해결 해주는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신나는 축구 클리닉' 지역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진정한 클리닉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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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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