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맨’ 오재일, “보란 듯이 잘해 보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7.10 16: 42

“카드가 안 맞는다는 이야기가 많았잖아요. 결국 경기 나가서 제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지요”.
지난 9일 좌타 거포 이성열(28, 넥센 히어로즈)과 1-1 맞트레이드된 왼손 거포 유망주 오재일(26, 두산 베어스)이 곧바로 두산 1군에 합류한 뒤 얼떨떨한 심정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두산은 10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오재일과 2년차 외야수 정진호(24)를 1군에 합류시키고 우완 안규영(24)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오재일은 2005년 현대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으로 입단했으며 힘 있는 타격과 장타력을 겸비한 전도유망한 선수다. 올 시즌엔 54경기에 출전, 타율 1할7푼 4홈런 17타점(9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오재일이 이적 후 곧바로 합류함에 따라 두산은 오재일을 왼손 대타 요원 및 1루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때에 따라서는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경기 감각 고양에도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훈련을 마친 후 오재일은 “어제 오전에 소식을 들었는에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라. 여기 오기 전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라며 얼떨떨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뒤 “트레이드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다”라는 말로 소속팀을 갑작스레 옮긴 데 대한 정신적 충격을 이야기했다.
뒤이어 그는 “빨리 팀에 적응해 열심히 하는 것을 기본으로 잘하는 것을 보여 드리겠다. 트레이드 당시 카드가 맞지 않는다고 안 좋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결국 내가 경기에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진욱 감독은 인창중 시절은 물론 구리 인창고 시절에도 1년 반 가량 함께 있었던 바 있다. 그리고 오재일은 동기생 윤석민(KIA)과 함께 분당 야탑고로 전학갔던 전력의 선수다. 김 감독은 당시 오재일에 대해 “과거 신경식 코치(현 고양 원더스 코치)처럼 좋은 1루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친구였다”라고 회상했다.
“제 장점은 공격력이니까요. 두산에서 절 수비 때문에 데려오신 것은 아니겠고. 두산은 열심히 하는 팀, ‘허슬두’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어렸을 때 좋아했던 팀 중 하나입니다”.
넥센을 떠나며 동료들로부터 위로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오재일은 1년 선배인 좌완 오재영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꺼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카드 균형이 기울어져 보였던 만큼 보란 듯이 설욕하라는 이야기였다.
“지금은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고 현재 제가 부족하다고 해도 보란 듯이 잘 하면 된다고. 재영이 형이 그렇게 이야기해줬어요. 아직도 뭐가 뭔지는 모르겠어서 신인 때 처음 1루 보던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밝은 표정 짓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되도록 계속 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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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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