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G 4홈런' 이대호, 본격적인 몰아치기 시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1 23: 46

본격적으로 몰아친다. 
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 이대호(30)가 뜨거운 여름나기를 시작했다. 이대호는 지난 10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회 좌측 담장을 빨랫줄처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8일 지바 롯데 마린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대포를 때린 이대호는 시즌 15호로 퍼시픽리그 홈런 부문 1위 자리를 확고히 지켰다. 
이대호의 연속 경기 홈런은 올 시즌 4번째. 지난 5월 19~20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부터 5월 22일 한신 타이거스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고, 5월27~28일 DeNA 베이스타스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이후 7월 5일 니혼햄 파이터스전과 6일 지바 롯데전에서 연이틀 홈런을 쏘아올린 데 이어 4번째 연속 경기 홈런 작렬이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치고 있다는 게 눈에 띄는 대목. 이대호 특유의 몰아치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대호는 3~4월 24경기에서 홈런 2개에 그쳤지만, 5월 24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6월 21경기에서는 홈런 1개로 주춤했지만 꾸준하게 애버리지를 끌어올렸고, 7월 8경기에서 홈런 4방을 폭발시키고 있다. 
이대호는 한국에서도 몰아치기에 능한 타자였다. 44홈런을 폭발시킨 2010년에는 8월4일 잠실 두산전부터 14일 광주 KIA전까지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해 8월에만 홈런 12개를 폭발시켰고, 그에 앞서 6월에도 12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지난해에도 5월에 홈런 9개를 터뜨리는 등 대다수 거포들이 그렇듯 일정 시기가 되면 몰아치는 성향이 강하다. 
최근 이대호의 홈런은 얼마나 컨디션이 올라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6일과 8일 지바 롯데전에서 터뜨린 홈런은 역풍이 불기로 유명한 QVC 마린필드에서 맞바람을 뚫고 넘긴 비거리 120m 대형 홈런들이었다. 10일 라쿠텐전 홈런은 비거리가 105m였지만 떨어지는 변화구를 감각적으로 잡아당겨 라이너성으로 얕은 포물선을 그리며 빠르게 좌측 담장을 넘어간 홈런이었다.
최근 몰아치기로 상대팀들도 이대호를 철저히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몸쪽 높게 얼굴 쪽으로 향하는 위협구도 심심 찮게 들어온다. 하지만 이대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투수를 흘깃 쳐다보며 기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초구부터 적극 공략하는 스타일을 버리고 끈질기게 승부하며 원하는 공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이대호는 홈런 27개 중 10개가 초구 공략이었으며 3구 이내 공략 홈런이 20개였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초구 홈런이 단 1개이며 3구 이내 홈런도 7개뿐이다. 지난해 3개밖에 없었던 5구 이상 승부에서 나온 홈런이 올해는 벌써 7개나 된다. 최근 2경기 홈런도 모두 6구 승부 끝에 나온 홈런이었다. 
그만큼 탁월한 선구안과 배트 컨트롤로 일본 투수들을 제대로 괴롭히고 있다. 그냥 휘두르는 게 아니라 상대의 진을 빼놓은 뒤 한 방을 터뜨리는 타자가 지금의 이대호다. 본격적인 몰아치기가 시작된 이대호의 방망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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