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면 147km! 신인 잠수함 트로이카 급부상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11 07: 20

한 동안 프로 무대에서 잠수함 투수가 리그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임창용과 최고의 안정감을 자랑하는 마무리 정대현 정도가 잠수함 투수 가운데 리그 최정상급 성적과 구위를 보여줬을 뿐이다. 물론 권오준, 유동훈 등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불펜에서 역할이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원조 핵잠수함 김병현(35)의 넥센 입단과 함께 올 시즌은 잠수함 투수들이 제 2의 전성기를 열 기세다. 특히  삼성 심창민(19)·,넥센 한현희(19), 두산 변진수(19) 신인 사이드암 3인방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들은 하나같이 최고구속 140km대 후반의 공을 뿌래대는 '고속 잠수함'으로 프로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삼성 심창민은 프로 2년차지만 올 시즌이 사실상 데뷔 시즌이다. 27경기에 출전, 1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 중이다. WHIP는 1.10, 피안타율은 1할9푼6리에 그칠 정도로 불펜 투수로서 세부 성적도 좋다. 2011년 삼성 1라운드 4번으로 지명된 심창민은 당시 깜짝 지명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투수로 전향한지 얼마 안 돼 가능성은 높지만 어깨부상 위험이 있었기 때문. 삼성은 심창민을 입단시킨 뒤 첫 해부터 삼성트레이닝센터(STC)를 통해 어깨 재활에만 전념토록 했다. 그리고 올 해부터 본격적으로 활약을 시작했다.

'포스트 임창용'이 될 것이란 삼성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의 말 처럼 심창민은 삼성 필승조에 합류했다.  최고구속 148km의 직구는 임창용의 뱀직구처럼 휘어져 들어오고 슬라이더와 투심을 통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의 필승조에 신인선수가 합류했다는 사실 만으로 그의 구위가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다.
심창민의 경남고 1년 후배인 넥센 한현희는 잠수함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12년 넥센 1라운드 2번으로 입단한 한현희는 19경기에 출전,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3학년 때는 최고구속이 140km대 초중반에 머물렀지만 넥센에 입단한 뒤 구속이 올라 지금은 147km까지 찍는다.
고졸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개막전에 출전했던 한현희는 5월 초 잠시 2군에 다녀왔지만 이후 넥센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6월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경기에 출전, 21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패 평균자책점 1.29를 찍었다. 특히 선발투수로 두 차례 등판해 2패를 당하긴 했지만 5이닝 1실점, 5이닝 2실점을 각각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같은 팀에 우상과도 같은 김병현이 있다는 것도 한현희에겐 큰 호재다.
두산 변진수는 한현희와 함께 지난해 고교야구 사이드암 투수 랭킹 1위를 다투던 재목. 고교 때부터 최고구속 140km대 후반을 던져 충암고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5경기 연속 완투를 하는 등 혹사가 심했고, 때문에 부상에 대한 우려로 지명 순위가 2라운드로 밀렸다. 개막 후엔 2군에서 기량을 가다듬다 지난달 중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로는 파죽지세다. 침착함과 과감한 승부가 돋보이는 변진수는 1군 12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하며 3승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실점만 없는 게 아니다. 13이닝 동안 피안타는 단 하나, 피안타율이 2푼9리다. 볼넷이 좀 있긴 하지만 WHIP도 0.62로 초특급 성적이다. 10일 잠실 한화전에도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시즌 3승 째를 수확했다.
최근 프로야구는 고졸루키가 활약을 펼치는 일이 점점 줄어왔다. 그렇기에 리그에 뛰어난 신인이 등장하는 건 언제든 환영할 일이다. 고속 잠수함 신인 3인방의 프로 연착륙이 반가운 이유다. 세 명의 선수는 넥센 서건창-KIA 박지훈이 다투는 신인왕 경쟁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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