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아이스에이지4 : 대륙이동설'((Ice Age: Continental Drift, 2012, 이하 '아이스에이지4')은 왜 이 시리즈가 무려 10년이란 세월을 이어오며 시간이 더할 수록 더 큰 흥행을 몰고오는 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이다.
'아이스 에이지4'는 매머드, 검치호랑이 등 갖가지 원시 동물들의 캐릭터가 싱싱하게 살아나고 이들의 맛깔스러운 유머로 깨알같은 재미를 안긴다. 웬만한 블록버스터에서도 재연 할 수 없는 대륙이동의 시대가 화려한 스케일 속에서 펼쳐진다. 시리즈 사상 최초로 와이드 스크린 촬영법을 시도헤 더욱 역동적인 자연환경을 완성해냈다.
이미 34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쥔 바 있는 '아이스에이지4'는 시리즈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울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기대감에는 이유가 있다. 그 동안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는 회를 거듭할 수록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대표 인기 프랜차이즈 애니메이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2년 첫 선을 보인 '아이스 에이지'는 3억8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 '해리포터 비밀의 방' 등의 뒤를 이어 그해 월드와이드 흥행 9위에 올랐다. 4년 후 선보인 '아이스 에이지2'는 전작의 두 배에 가까운 6억6000만 달러의 수익으로 '캐리비안 해적-망자의 함'과 '다빈치코드'의 뒤를 이어 그해 흥행 3위를 장식했다.
3년 뒤인 2009년에 선보인 '아이스 에이지3:공룡시대'는 무려 8억 80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으로 '아바타',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 이어 흥행 3위를 차지했다.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편은 다람쥐 스크랫의 도토리에 대한 열망과 집념이 지구를 5대양 6대주로 만들었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애니메이션이라 더할 수 있는 뭉클한 감동이 이번 편에서도 생생하게 살아난다. 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하는 매머드 매니와 이런 아버지가 싫어 반항하지만 결국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딸 피치스는 전형적인 미국 틴에이저 소녀와 어른이 돼 가는 딸을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는 아버지의 관계를 잘 표현해준다.
여기에 가족에게서 버려진 나무늘보 시드와 정신이 오락가락하지만 이런 시드의 외로움을 채워주는 할머니의 모습은 소외받은 가족들의 유대감으로 뭉클함을 안기고 검치호랑이 디에고와 매력적인 쉬라의 러브스토리는 인간세계에서처럼 밀당이 오가는 재미있고 아름다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렇게 대륙이 쩍쩍 갈라지는 재난 속에 '가족' 그리고 '사랑'의 가치를 다시한 번 상기시키는 메인 스토리는 전형적인 재난 블록버스터를 떠오르게 할 수도 있지만, '아이스에이지4'를 특별하게 만다는 것은 오직 도토리만을 쫓아 전세계를 활보하는 스크랫의 서브 스토리다. 이 마저도 단순히 서브의 범주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에필로그 형식으로 깨알같은 재미를 안긴다. 스크랫은 '아이스에이지' 속 동물들 중에서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시리즈가 더할 수록 진부하고 식상해질 위험이 있는 프랜차이즈 영화에서 '아이스 에이지'는 섬세한 재미는 살리고 스케일은 확장해가며 온 연령층이 함께 웃으며 관람할 수 있는 최고의 가족영화 중 하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올 여름 성수기 극장가 육해공(陸海空) 블록버스터 중 '해(海)'는 단연 '아이스에이지4'가 될 것이다.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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