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시 병살’ 두산, 발목 잡은 물귀신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7.11 21: 40

‘같이 죽기’가 하필이면 결정적인 순간에 모두 나왔다. 그와 함께 팀이 잡고 있던 추격의 끈도 끊어졌다. 두산 베어스가 결정적인 순간 터진 병살타 두 개로 결국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두산은 11일 잠실 한화전서 4-8로 완패하고 말았다. 선발 김선우가 수비 실책 등 불운 속에서 5이닝 5실점 4자책에 그치는 등 확실한 이닝이터가 되지 못했으나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상대 선발 유창식도 경기 내용 상 그리 뛰어난 호투는 아니었다. 일단 두 개의 수비 실수가 뼈아팠고 따라가야 했던 순간 병살타가 터지며 방망이에 찬물을 끼얹었다.
3회말 1사 만루서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2를 만든 두산. 외야 뜬공 하나면 동점이었고 단타에 역전도 가능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볼카운트 1-1에서 양의지가 때려낸 타구는 상대 선발 유창식 앞으로 흐르는 타구가 되었다. 유창식은 여유있게 포수 정범모에게 송구했고 홈으로 뛰던 주자 정수빈의 포스아웃에 이은 타자주자의 아웃으로 이어졌다. 자주 나오지 않는 1-2-3 병살의 순간이다.

6회말에도 결정적인 순간 병살타가 나오고 말았다. 선두타자 최준석의 우중간 2루타와 이원석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2루가 된 순간. 볼카운트 2-2에서 최주환의 타구는 하필 2루수 한상훈 앞으로 흘러갔다. 최준석이 3루에 진루했을 뿐 두산의 무사 1,2루 찬스는 졸지에 2사 3루가 되고 말았다.
현재 두산의 팀 병살타는 67개로 한화(71개)에 이어 2위. 최소 삼진팀(343개)이라는 수식어도 있으나 결정적인 순간 선행 주자까지 물러나게 하는 병살이 상대적으로 많은 두산 타격의 현실이다.
모든 감독들은 “안타나 홈런을 못 칠 수도 있다. 그러나 죽더라도 의미 있게 죽어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안타를 칠 확률은 잘해야 30% 이상으로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한 시즌 30홈런 이상이 보장된 거포가 아니라면 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욕심내지 않는 팀 배팅이나 수비 빈 곳에 타구를 보내는 작전 수행 능력을 높이 사는 이유다.
땅볼을 치고 앞선 주자의 발목까지 잡으며 경기 분위기까지 냉각시킨 병살타. 운이 없어 더욱 씁쓸했던 두산의 적시 병살 두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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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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