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는 선발로도 충분한 무기를 지녔으니까요. 저요? 저는 아직 멀었지요”.
매사 겸손한 새내기. 그러나 마운드에만 오르면 강심장이 따로 없다. 두산 베어스의 신인 사이드암 변진수(19)는 어느새 팀이 믿고 맡기는 계투 카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황금사자기서 5연속 완투승을 거두는 등 충암고 에이스로 확실한 활약을 펼친 변진수는 현재 12경기서 13이닝 3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11일 현재)으로 대단한 성적표를 기록 중이다.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은 0.62에 피안타는 단 한 개. 피안타율이 무려 2할9리도 아니고 2푼9리다. 7개의 볼넷이 아쉽고 표본도 적은 편이지만 일단 마운드에 오르면 확실하게 상대를 봉쇄한다.

첫 시즌 1군 합류가 늦기는 했으나 전력에 가세한 후 어느새 승리 카드로까지 자라난 신예에 대해 코칭스태프, 선배의 시선도 따뜻하다. 김진욱 감독은 변진수에 대해 “구종을 많이 구사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자기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라며 강심장을 높이 샀다. 충암고 선배이자 팀의 필승 셋업맨인 홍상삼도 변진수에 대해 “기특하다”라며 5년 후배가 함께 계투진을 지키고 있음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경기 전 만나면 변진수는 ‘씩씩하게 공을 던지던 그 친구가 이 친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공손하다. 전지훈련 당시에도 “제가 팀을 위해 해야 할 임무에 대해 코칭스태프, 선배들게 여쭤보고 배우는 것이 우선입니다”라며 시종일관 겸손했던 변진수. 고교 시절 변진수는 당시 사이드암 최대어로 명성을 떨쳤던 경남고 한현희(넥센) 못지 않은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한현희는 현재 넥센 선발진에 포함되어 20경기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다.
“현희가 선발로 뛰는 것이 부럽지 않냐고요? 저는 아직 더 경험을 쌓아야지요. 현희는 주무기 옵션이 많지만 저는 던질 수 있는 무기가 그리 많지 않아서요. 5연속 완투승은 고교 시절에 한 것이잖아요. 여기는 프로 무대니 더 배우고 훨씬 더 열심히 해야지요”.
김 감독은 변진수에 대해 “조용조용한 것 같아도 마운드에서 근성은 대단한 녀석이다. 고교 졸업반 때부터 팀 합류까지 일정도 많았는데 훈련에 다 참여해서 ‘슈퍼맨’이라고 불렸다”라며 성실함과 체력, 은근한 근성을 칭찬했다. 최근의 활약상에 붕 떠 있기보다 오히려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루키 변진수는 시즌 초 ‘계투진이 약점’이라는 평을 받았던 두산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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