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무대 체질이다.
한화 투수 유창식(20)과 외야수 최진행(27)이 '잠실구장의 사나이'임을 재확인해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유창식은 5이닝 5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4승(4패)째를 거뒀고, 최진행은 5회와 8회 연타석 홈런을 가동시키며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한화도 두 선수의 활약에 8-4 낙승을 거둘 수 있었다.
유창식은 올해 4승 중 3승을 잠실구장에서 거두며 확실한 '잠실 사나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잠실구장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09로 위력투를 펼쳤다. 지난 5월3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첫 승을 따냈고, 6월1일 잠실 LG전에서는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그리고 이날 LG를 제외한 팀 상대로는 처음 승리투수가 됐다.

올해로 2년차인 유창식은 지난해부터 잠실구장에 좋은 기억이 있다. 프로 데뷔 첫 승을 잠실구장에서 장식했다. 지난해 8월7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6피안타 3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이날부터 잠실구장 7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4.03. 29이닝 동안 홈런을 하나도 맞지 않을 만큼 잠실구장 덕을 봤다.
최진행도 잠실구장에만 오면 유독 강하다. 올해 잠실구장 8경기에서 33타수 13안타 타율 3할9푼4리 4홈런 12타점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펜스 거리가 가장 긴 잠실구장이지만, 대전구장(5개)과 맞먹을 정도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박용택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잠실구장 홈런을 기록 중이다.
최진행 역시 올해만 잠실구장에서 잘한 게 아니다. 통산 74홈런을 터뜨린 최진행이 홈 대전구장(38개) 다음으로 많은 대포를 기록한 곳이 바로 잠실구장(14개)이다. 56경기에서 14홈런으로 4.0경기당 하나꼴로 넘겼는데 이는 197경기에서 38개를 때리며 5.2경기당 하나꼴로 때린 대전구장보다 확실히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유창식과 최진행 모두 "잠실구장만 가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투수는 큰 구장일수록 홈런 허용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있게 피칭할 수 있다. 심리적 효과를 보고 있다. 반면 전형적인 거포인 최진행의 잠실구장 활약은 의외. 그 역시 데뷔 첫 해 잠실구장에서 홈런 2개를 터뜨렸는데 그 중 하나는 2004년 5월9일 9회 2사 1·2루에서 상대 마무리 진필중을 상대로 터뜨린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이 있었다.
두 선수 모두 데뷔 초부터 잠실구장에 좋은 기억이 있고 이것이 심리적인 안정과 자신있는 플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잠실구장에서 그들을 만나는 팀들을 늘 긴장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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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