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장 한상훈, 진정한 노력은 배반하지 않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7.12 13: 10

역시 진정한 노력은 배반하지 않았다. 
한화 '주장' 한상훈(32)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마음고생이 심하다. 데뷔 후 처음 주장 완장을 차고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추락하는 팀 성적을 막을 길이 없었다. 팀은 물론 개인 성적 또한 떨어졌다. 주장으로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상당수 선수들이 주장을 맡으면 심리적인 부담에 고생하는데 한상훈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상훈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노력밖에 없었다. 전형적인 노력형 선수인 그는 홈 대전구장에서 경기를 마치면 그라운드에 남아 방망이를 돌렸다. 조명이 반쯤 꺼져있어도 그라운드 한 구석에 남아 마음에 들 때까지 홀로 나머지 훈련을 했다. 그래야만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 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주장으로서 솔선수범도 보였다. 지난달 중순 팀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직접 머리를 짧게 밀고 먼저 경기장에 나타났다. 그의 모습을 본 동료 선수들도 하나둘씩 머리를 잘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지만 한상훈이 먼저 앞장섰고, 그의 말 대신 행동에 선후배 가릴 것 없이 동료들도 하나 둘씩 머리를 자르고 심기일전했다. 
그러나 삭발 효과도 잠시. 팀은 시즌 최다 8연패 수렁에 빠졌고, 늪에서 헤어날 줄 몰랐다. 하지만 그럴수록 한상훈은 1루 베이스를 향해서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가고, 공수 교대 때 빠르게 뛰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주장의 허슬플레이에 선수들도 조금씩 동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한화의 플레이는 집중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이 그랬다. 한상훈은 2회 첫 타석에서 병살타로 물러나지만 4회 2-1에서 달아나는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작렬시켰고, 9회에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4타수 2안타 4타점. 여기에 2루 수비에서도 특유의 넓은 범위와 강한 어깨로 호수비를 펼쳤다. 이날 한화는 투타의 조화 속에 승리하며 최근 4경기 3승1패로 호조를 이어갔다. 
한상훈은 "주장이라는 역할이 쉽지 않음을 느끼고 있다. 나 개인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살펴야 한다. 요즘처럼 팀이 어려울 때에는 뭐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별한 말보다는 나부터 행동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작년보다 보여지는 성적은 좋지 않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노력을 한 만큼 적극적으로 승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올해 한상훈은 타율이 지난해 2할6푼9리에서 올해 2할3푼3리로 떨어졌다. 하지만 볼넷을 39개나 골라내는 등 출루율은 오히려 3할5푼2리에서 3할6푼2리로 더 올랐다. 타석당 투구수도 3.6개에서 4.1개로 증가할 정도로 눈에 띄지 않지만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늘어졌다. 하지만 한상훈은 "아무래도 타율이 낮다. 타율이 높지 않으면 인정받기 어렵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7경기에서 2루타 3개 포함 타율도3할4리로 6월(0.179)보다 눈에 띄게 향상되어 가고 있다. 
진정한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상훈이 이를 증명하려 한다. 
waw@osen.co.kr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