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적은 진짜 여자일까.
MBC 수목드라마 ‘아이두 아이두’가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에서 줄곧 등장했던 밉상 악역을 배치시키지 않고도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아이두 아이두’ 13회에서 염나리(임수향 분)는 황지안(김선아 분)과의 콜라보 경선에서 패한 후 화해의 악수를 청했다.

지안을 이기기 위해 패턴 디자이너를 사주했던 나리지만 지안의 구두가 경선에서 이기자 “사과하러 왔다. 샘플 엉망으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진심으로 후회한다. 미안하다”면서 사과를 했다.
나리는 구두회사 회장인 아버지가 바람을 펴서 낳은 인물. 아픈 가족사를 딛고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지안과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나리는 과도한 술수를 쓰거나 모함을 하는 등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자신의 실력을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어하고 지안의 능력을 인정할 줄 아는 ‘쿨한’ 여자. 지안이 임신으로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지안을 감싸려고 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는 사랑을 두고 주인공과 갈등을 벌이는 밉상 여자 악역이 꼭 등장했다. 하지만 임수향이 연기하는 나리는 분명 지안과 갈등을 벌이는 인물이긴 하나 경쟁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가능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가 시청자들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수준이 아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식상한 공식을 깬 ‘아이두 아이두’가 앞으로 남은 3회 동안 임신한 지안이 사랑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과정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이날 ‘아이두 아이두’에서 박태강(이장우 분)은 지안의 뱃속 아기의 아빠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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