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캐스팅과 홍콩, 마카오, 서울, 부산을 오가는 화려한 로케이션, 110여억원 대의 거대한 제작비 등으로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라 불리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도둑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에 이어 ‘도둑들’까지 최동훈 감독의 네 작품에 모두 출연한 배우 김윤석이 ‘오션스 일레븐’과 ‘도둑들’의 차이를 명쾌하게 풀어내 눈길을 끈다.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한 팀이 된 한국와 중국의 도둑 10인이 펼치는 범죄 액션 드라마로, 할리우드 대표 케이퍼 무비 ‘오션스 일레븐’을 떠올리게 한다. ‘오션스 일레븐’은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 분)이 한탕을 계획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카지노털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각 방면의 전문가 도둑들을 불러 모은다는 내용의 범죄물로,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앤디 가르시아, 맷 데이먼, 돈 치들, 줄리아 로버츠 등 할리우드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전작 ‘범죄의 재구성’에서 독특한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집단주인공 범죄물에 재능을 보인 바 있는 최동훈 감독은 최고의 기술과 개성으로 무장한 채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각 분야 전문가 ‘도둑들’로 김윤석, 이정재, 김혜수, 전지현, 오달수, 김해숙, 김수현 등을 등장시켜 ‘오션스 일레븐’ 못지않은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화려한 캐스팅 뿐 아니라 한탕을 위해 뭉친 각계 최고 범죄자들이 카지노를 무대로 범죄를 모의한다는 내용 또한 ‘오션스 일레븐’과 일치한다. 더불어 ‘오션스 일레븐’이 유럽을 넘나드는 초호화 로케이션을 펼쳤다면 ‘도둑들’은 아시아 대표도시를 오가는 대규모 로케이션으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의 진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을 준비하며 배우들에게 참고할 만한 작품으로 할리우드 케이퍼 무비 대신 고전 멜로물을 언급했다고 한다. 김윤석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최동훈 감독은 웃기게도 케이퍼 무비를 이야기한 게 아니라 고전으로 가더라”며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나오는 ‘카사블랑카’(1942)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과 배신을 그린 ‘카사블랑카’야말로 우리 영화의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영화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할리우드 케이퍼 무비는 우리와 정서적으로 너무 다르다”며 “케이퍼 무비라면 오히려 최동훈 감독의 전작인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흥미로운 답변을 내놨다. ‘오션스 일레븐’은 카지노를 털기 위해 도시 하나에 지진을 일으키는데, 이는 관객들이 보기에 도저히 엄두도 안 나는 ‘영화 속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라는 것. 영화에 등장하는 말도 안 되는 첨단장비들은 또 어디서 구하고, 가능한 건지 알 수 없어 관객들에게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김윤석은 “‘오션스 일레븐’과는 달리 우리는 도둑들의 인간적인 면을 중요시 하자고 생각했다”며 “‘도둑들’은 배우들이 직접 줄을 타고 빌딩 벽을 기어 오르며 실제로 금고를 뚫는다. 한마디로 사람 손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액션이다”라고 할리우드 케이퍼 무비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한편 ‘도둑들’은 ‘범죄의 재구성’, ‘타짜’를 잇는 최동훈 감독의 범죄 3부작의 완성작이다. 오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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